오피니언 사설

군사적 신뢰구축의 첫 걸음

군사적 신뢰구축의 첫 걸음 남북한은 지난 26일 북한의 금강산에서 제1차 남북 장성급 회담을 열고 군사적 신뢰구축 방안을 협의했다. 남북정상회담 직후인 2000년9월 제1차 남북국방장관 회담이 열린 후 3년8개월만에 열린 남북군사당국자간의 만남이다. 이날 회담은 시기상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다. 1999년과 2002년의 서해교전은 모두 꽃게잡이 철인 6월에 발생했다. 양측 회담대표가 해군 준장인 것도 그 점에서 의미가 있어 보인다. 남북간의 화해와 교류는 군사적 신뢰구축을 궁극적인 목표로 하고 있다.남북간에 교류가 아무리 활발해져도 크던 작던 간에 군사적 충돌이 발생하면 하루아침에 모든 노력을 수포로 만들 수 있다. 그동안 장관급 회담이 14차례나 열렸지만 진행속도가 매우 느린 것은 북한 내부에서 남북간 화해와 교류 방식에 대한 속도조절권을 가장 보수적인 군부가 행사하기 때문으로 여겨진다.북한의 김정일 체제가 존립을 군부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데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번 회담의 성사과정에서 남북간 연락장교 접촉이 있었는데 접촉장소가 건물내부도 아닌 비무장지대 남북관리구역의 노상이었다. 이는 남북간의 군사적 대화가 아직 갈 길이 먼 초보적인 단계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다. 지금 남한에선 주한 미군의 재배치와 감군문제가 주요한 안보문제로 대두돼 있다. 전방의 미 2사단 병력이 후방으로 이동하고 일부는 이라크로 차출될 예정이다.판문점에서도 미군이 철수된다. 주한 미군의 전방 철수에따라 남북한 군대는 최전선에서 미군이라는 완충장치 없이 대치하게 된다. 우발적인 충돌이 대규모 무력충돌로 번질수 있는 위험이 뒤따른다. 이번 회담에서 우리측이 남북의 서해함대 사령부간에 직통전화설치문제를 최우선 의제로 삼은 것도 그 같은 사태를 예방하기 위한 것이다. 북한도 이번회담에선 동문서답했으나 다음부터는 호응할 것으로 믿는다. 남북 장성급 회담은 군사적 신뢰구축을 향한 첫걸음이다. 이 회담이 남북간의 경제협력을 뒷받침하는 장치로서 발전되기를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회담이 정례화 하고, 대표도 준장급에서 점차 상위계급으로 격상되어야 할 것이다. 다음 회담일정을 6월3일 남한의 설악산에서 열기로 한 것이 그런 방향으로 가는 조짐이기 바란다. 입력시간 : 2004-05-27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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