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법 위에 페이스북?

국내법따라 게임 등급 심사 요청했지만

아예 서비스 중단하고 환불조치 초강수

자체 심사권한도 요구… 정부와 대립각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이 게임등급 분류를 두고 한국 정부와 맞서고 있다. '게임등급 심사를 받으라'는 정부의 요구에 페이스북이 아예 게임 서비스 중단과 환불 조치라는 초강수로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1일 관련 기관과 업계 등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지난달 26일부터 국내에 서비스되는 페이스북 게임을 사실상 원천 차단했다.


1일 현재 페이스북 게임 페이지에 접속하면 '해당 국가(국내)에서는 등급 분류를 받지 않은 게임은 이용할 수 없습니다. 등급 분류를 받은 게임만 이용할 수 있습니다'라는 메시지가 나온다. 그러나 대부분의 게임에 접속하면 '등급 분류를 받지 않았다'는 메시지가 떠 사실상 한국에서 게임 이용이 불가능한 상태다.

페이스북은 게임 차단에 이어 페이스북 게임을 이용한 국내 사용자들에 대한 환불 조치를 시작했다. 페이스북은 최근 지난 7월15일 이후 결제한 모든 게임 내 구매금액에 대해 환불 받을 수 있다는 환불 e메일을 돌렸다.


이번 차단은 앞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게임물관리위원회가 페이스북 내 게임들에 대해 등급분류 심사를 받으라고 요청하면서 불거졌다. 국내법에 따라 모든 게임물은 위원회의 등급분류 심사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돼 있는데 그동안 페이스북을 통해 등급 심사를 받지 않은 게임이 일부 서비스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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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위원회는 웹보드 게임규제 방침에 따라 페이스북 내에서 서비스되는 미등급 게임에 대한 단속을 벌이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페이스북은 정부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일방적으로 서비스를 차단했다. 한발 더 나아가 정부에 게임 자체등급 분류 권한을 요구한 것으로 밝혀졌다.

실제로 문체부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자사의 서비스 게임이 온라인·모바일 플랫폼에 공용되며 글로벌 서비스업체라는 사유로 페이스북에 자체등급 분류 권한을 부여해줄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페이스북이 지나친 특혜를 요구한다는 입장이다. 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일부 페이스북 웹 게임은 사행성 문제가 있고 특정 게임은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몇 차례 (페이스북에) 공문까지 보냈는데 이를 무시하고 서비스를 차단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페이스북코리아는 "등급 심의만 받으면 다시 게임 서비스를 재개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페이스북의 '어깃장'에 애꿎은 국내 이용자들이 피해를 당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적어도 한 달 전 같이 일정 기간 차단 유예기간을 둬야 하는 관례를 깨고 페이스북은 바로 차단을 시작했다"며 "사용자만 당한 셈"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상에서는 우회적으로 접속해 페이스북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이 돌고 있어 오히려 이번 사태가 불법을 조장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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