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국영 투자회사인 테마섹이 국내 SC제일은행의 대주주인 스탠다드차타드은행(SCB) 지분 11.55%를 싱가포르 재벌 쿠 텍 푸앗 일가에게 매입, 1대 주주로 올라섰다. 이에 따라 SC제일은행에서도 외환은행 매각 때 제기됐던 싱가포르개발은행(DBS)의 금융산업 대주주 적격성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게 됐다.
테마섹이 1대 주주인 DBS는 외환은행 입찰에서 국내 은행법에 따라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로 분류돼 대주주 적격성에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탈락했었다. 이로써 금융감독 당국의 판단으로 SC제일은행의 SCB 지분 상당수를 매각해야 할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다.
28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지와 국내 금융권에 따르면 테마섹은 23억파운드(40억달러)를 동원해 쿠씨 일가 지분 11.55%을 인수, 기존 보유지분 0.7%까지 포함해 12.25%로 SCB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현행 금융법상 비주력금융자인 테마섹이 앞으로 SCB에 이사를 파견하거나 경영진을 임명하는 등 경영권을 행사할 경우 SCB가 보유한 제일은행 지분 가운데 10% 이상을 매각해야 하는 초유의 일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해 금융감독 당국의 한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행위가 일어나기 전이라 쉽사리 판단하기 어려운 문제”라면서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