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찬 가톨릭대 교수는 "중국 칭다오에 진출해 있는 5,000개의 중소기업 가운데 생존 가능한 기업은 500개에 불과할 것"이라며 "생존 가능한 중소기업의 비결은 연구개발과 디자인에 투자를 하는 기업으로 동반성장도 기술개발 유도 중심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해외에서도 기술개발 지원 방식의 동반성장 노력이 싹을 틔우고 있다. 독일의 경우 정부 출연 연구기관인 프라운호퍼(Fraunhofer)를 중심으로 기초 기술을 집중 개발하고 개발된 기술을 중소기업들이 활용해 이를 제품화하도록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기술개발부터 마케팅까지 혼자서 해결해야 하는 국내 중소기업의 현실과는 다른 모습이다.
동학림 IBK경제연구소 본부장은 "정부와 대기업이 공동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우수한 창업 아이디어를 발굴한 뒤 사업화하는 한국식 창업기획사의 설립도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며 "또 범국가적으로 접근한 연구개발의 성과가 중소기업에 이전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도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추진 중인 해외 박사급 인력의 국내 U턴 사업도 또 다른 대안으로 평가할 만하다. 정부는 해외에서 근무하는 박사급 엔지니어가 국내 중소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을 보유할 경우 재외 엔지니어들이 그 기술을 원하는 중소기업에 기술을 이전하고 대신 일정 대가를 받는 형식의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추진 중인 혁신기술 기업협의회 등도 또 다른 대안으로 꼽힌다. 삼성전자와 직접적인 거래를 하지 않아도 기술만 있다면 혁신기술 기업협의회에 선발돼 삼성전자와 공동으로 기술개발에 나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방안이다. 이 경우 중소기업은 삼성전자로부터 기술개발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 받고 삼성전자와 공동으로 기술을 개발해 신제품을 만들어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윈윈할 수 있는 동반성장 프로그램이다. 특히 국내 중소기업의 기술발전을 유도, 중소기업이 자체적인 기술 노하우를 쌓을 수 있어 한국형 동반성장 모델에 근접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술과 아이디어는 있지만 자금이 부족해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기업들에 대기업이 자금을 지원한 뒤 성과가 나올 경우 공동으로 이를 나누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