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4분기 연속 0%대 성장] 강달러·엔저 '원투펀치'에 와르르… 정책효과 나올 내년초 반등 가능성

■ 증시

외국인 두달새 4.6조 "팔자"… 기업 실적마저 부진해 휘청

"부양책 실물에 반영되려면 6개월 소요돼… 긴호흡 필요"


"최경환 경제부총리 장관 취임 후 7·30재보궐선거 때 2,082까지 올랐던 코스피가 이후 1,925로 떨어졌다. 석 달 만에 초이노믹스가 추락하고 있다."(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주가가 떨어졌다고 실패한 정책이냐. 주식시장은 기본적으로 부총리가 바뀐다고 오르고 내리고 하는 것이 아니다."(최경환 경제부총리)


지난 16일 열린 기획재정부 국감에서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벌인 설전은 지난 100일간 국내 주식시장의 변화상을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최 경제부총리는 총부채상환비율(DTI)·주택담보인정비율(LTV) 완화를 시작으로 가계소득 증대 3대 패키지 등 주식시장에 직간접적으로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대책을 잇따라 내놓았다. 7월16일 이후 최경환 경제팀이 쏟아낸 정책만도 13개에 달했다. 주마다 1개꼴로 내놓은 셈이다. 주식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지난 3년간 장기 박스권(1,950~2,050)을 벗어나지 못하며 식물 상태에 놓였던 코스피는 최 경제부총리 취임 이후 가파르게 오르기 시작했고 7월30일에는 올 들어 최고치인 2,082.61을 기록했다. 주식시장이 살아날 조짐을 보이자 초이노믹스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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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까지였다. 9월 중순부터 불거지기 시작한 슈퍼달러와 엔저의 원투 펀치에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은 썰물처럼 빠져나가며 박스권에 복귀했다. 삼성전자와 현대차를 비롯한 기업 실적부진까지 겹치면서 1,900선마저 위태로운 상황이 됐다. 시장전문가들은 "7~8월 코스피가 큰 폭으로 올랐던 것은 초이노믹스 효과라기보다는 외국인의 자금이 선진국에서 이머징국가로 잠시 이동했던 과정에서 나타났던 현상으로 보는 게 맞다"면서 "지금까지만 놓고 보면 주식시장에서 초이노믹스는 실패한 셈"이라고 말했다.

24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0.31%(5.96포인트) 떨어진 1,925.69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최 경제부총리가 취임했을 당시(2013.48)보다 떨어진 수치다. 코스피는 이달 17일에는 1,900선을 위협 받는 등 부진한 모습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은 9월부터 이날까지 4조6,373억원을 순매도하며 7~8월 두 달간 순매수 금액(3조3174억원)을 모두 반납했다. 최 경제부총리 취임 이후 지난 100일간 주식시장만큼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인 자산시장을 찾기도 쉽지 않다. 박형중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주식시장을 살리겠다는 정책 의지를 보여준 것은 긍정적이지만 이날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서 보듯이 실물경기로 파급되는 효과가 거의 없는 게 문제"라면서 "내놓은 정책들도 국회의 지루한 논의과정을 거쳐야 하거나 중장기에 걸쳐 효과가 발생하는 것들이기 때문에 투자자의 심리를 자극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부동산대책의 영향으로 건설·금융 등 내수 관련주가 오르고 배당 확대 이슈가 불거지면서 배당 관련주가 주목을 받기는 했지만 금세 사그라졌다. 오히려 미국의 조기금리 인상 가능성에서 촉발된 달러강세는 외국인의 자금이탈을 불러오며 지수급락을 가져왔고 가파르게 진행된 엔저는 자동차·전자·기계부품 등 일본과 경쟁하는 국내 수출업체의 경쟁력을 떨어뜨렸다. 여기에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국내 기업들의 3·4분기 실적이 부진하면서 국내 주식시장은 내부적으로도 뚜렷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임금소득의 증가는 없는데 부동산이나 주식과 같은 자산가격을 높여서 소득을 높여보려고 한 발상 자체가 위험해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주식시장에서 초이노믹스의 효과가 나타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초이노믹스의 핵심은 가계소득을 늘려주고 내수를 회복하는 데 있다"면서 "통상 정책효과가 실물에 반영되려면 6개월 정도 걸리는 만큼 긴 호흡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 1·4분기 즈음 정책효과를 판단해도 늦지 않다는 얘기다. 유 팀장은 "7~8월 코스피가 큰 폭으로 올랐던 것은 증시 펀더멘털보다 정책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너무 앞서 간 측면이 있었다"면서 "정책이 시간을 두고 반영되면 주식시장도 다시 반등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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