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에 백신을 공급하고 마이크로소프트(MS) 본사에 들어가 제품공급 테스트(BMT)를 진행. 미국 조달시장에 공급 등록을 마치고 멕시코 현지법인 설립. 세계최대 반도체장비업체인 KLA-탱크에 백신을 공급하고 공동개발.
지난해 5월 설립된 하우리(대표 권석철)의 미국 법인 글로벌하우리의 솜씨다. 글로벌하우리는 중국, 일본, 싱가포르 등 아시아권을 넘어서 최근 유럽현지법인을 설립해 그 활동영역을 전세계로 넓혀가고 있다. 글로벌하우리의 대표는 에릭 권(한국명 권석원ㆍ35)으로 권석철 사장의 3살 터울 친형이다.
“어쩐지…”하는 탄성이 절로 나올 만하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잘 나가는 엔지니어, 그것도 세계최대 반도체장비업체 매니저가 뭐가 아쉬워 이름도 별로 알려지지 않은 한국의 작은 벤처기업 미국법인장을 맡았을까 하는 의문이 풀리기 시작한다.
덕분에 하우리는 미국, 멕시코 등에서 선전을 하고 있다. 미국, 멕시코를 종횡무진하면서 유수의 기업들과 상담을 벌이고 각종 전시회에 참여했다. 인텔에 이어 미국 공립 특수학교, KLA-탱크 등에 백신을 공급했다. 지난 7월 멕시코법인까지 세운 에릭 권은 당장 멕시코 유수대학과 소니멕시코, 텔리포니카멕시코에 하우리 백신을 공급했다. 이밖에도 미국 및 멕시코 판매망을 통해 수집된 각종 시장정보와 제품개발 정보를 하우리 본사에 보내 좀더 글로벌화된 제품 개발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94년 인하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95년부터 KLA-탱크 한국, 영국 지사를 거쳐 98년부터 KLA-탱크 실리콘밸리 본사 기술지원부 매니저를 맡았다. 다양한 경력과 나름대로의 탄탄대로를 달리던 에릭 권이 권석철 사장과 의기투합한 것은 지난 2001년이다.
펀러브와 님다바이러스로 고생하던 KLA-탱크에 하우리의 `바이로봇 엑서퍼트`를 공급하면서 부터다.
권석철 사장은 “형에게 어느 정도 기대를 했지만 그렇게 뛰어난 능력을 발휘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에릭 권의 능력을 실감한 권석철 사장의 구애작전은 이때부터 시작됐고 마침내 에릭 권은 동료 엔지니어까지 엮어 지난해 5월 글로벌하우리를 설립했다.
일단 의기투합 합의를 얻어낸 권석철사장은 당시 실리콘밸리의 불황을 이유로 들어 에릭 권의 연봉을 확 깎아 버렸다.
에릭 권에 대한 하우리 직원들의 평가는 상당히 긍정적이다. 하우리 기반기술연구실 권오현 실장은 “권석철 사장 만큼이나 에릭 권의 추진력이 대단할 뿐만 아니라 문제를 자신이 직접 앞장서서 해결하는 스타일”이라며 “그런 만큼 글로벌하우리에서 요청하는 개발사항은 최우선으로 처리해준다”고 말했다.
하우리의 또 다른 연구원은 “무엇보다 우리 백신과 현지 사정에 대해 잘 알고 있어 의사소통이 잘 된다”며 “형제간이지만 대표이사와 고용인의 관계로도 마음이 잘 맞고 성격도 비슷해서 좋은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조충제기자 cjch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