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내내 혹한에 시달렸던 해운주들이 최근 들어 눈부신 주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발틱운임지수(BDIㆍBaltic Dry Index)가 오름세를 보이면서 업황 개선에 따른 실적개선 기대감이 주가를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 하지만 최근 해운주에 대한 업황 개선은 계절적 요인이 크게 작용된데다 아직까지는 '공급 과잉'이라는 구조적 문제가 도사리고 있는 만큼 단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전반적인 약세에서도 해운주는 상승=15일 증시에서 한진해운ㆍSTX팬오션ㆍ대한해운은 전일에 비해 각각 1.33%, 1.13%, 0.19% 상승하며 오름세를 이어갔다. 이날 코스피지수가 전일에 비해 13.24포인트(0.80%) 하락한 1,649.50으로 장을 마감한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강한 주가 흐름을 나타냈다. 해운주는 지난 2월10일을 전후로 BDI가 오름세를 지속하자 동반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 기간 한진해운ㆍ대한해운ㆍSTX팬오션ㆍ현대상선 등 대표 해운주의 주가는 각각 25%, 32%%, 17%, 11%가량 치솟았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5%가량 상승한 것을 감안하면 급등세나 다름없다. 해운주가 지난해 최악의 한 해를 보냈던 것에 비하면 '상전벽해'로 평가될 정도다.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부터 해상운임지수가 상승하면서 해운주의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며 "최악의 상황에서 서서히 벗어나면서 턴어라운드를 위한 모멘텀을 갖추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해운지수 상승세…흑자전환 기대 높아=해운주의 주가 흐름은 BDI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 BDI는 2008년 한때 1만1,000포인트까지 치솟았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면서 1,000포인트선 밑으로 곤두박질쳤다. 올 들어서는 연초 이후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달 중순부터 다시 상승커브를 보이면서 최근에는 3,500선을 넘어섰다. 특히 BDI의 하위 지표로 주로 중소형운임지수를 나타내는 BSI(Baltic Supramax Index)의 경우 지난해 이후 처음으로 2,700선을 돌파해 해운주의 상승세에 더욱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처럼 해운운임 관련 지수가 상승하면서 해운업체의 실적개선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이날 한진해운의 2∙4분기 영업이익이 342억원에 달해 흑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하며 목표주가를 3만5,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대우증권도 이날 STX팬오션의 1∙4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359억원에 달해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BDI지수가 오르면 자연스럽게 해운주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며 "당분간 하락세보다는 상승세에 무게중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공급과잉∙계절적 요인 감안하면 단기 접근 유효=해운주의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아직 업황 턴어라운드가 본격화되지 않았고 계절적 요인이 한몫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단기접근이 바람직하다는 주장도 많다. BDI는 계절적으로 주로 3~4월께 강세를 보이고 그 후에는 주춤거리는 경향이 있다. 특히 2007년 이후 지속되고 있는 공급과잉도 본격적으로 해소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한 것으로 지적된다. 신민석 대우증권 연구원은 "해운업황의 경우 아직까지 구조적인 공급과잉이 해결된 것이 아니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하기에는 다소 이르다"며 "다만 BDI 상승에 따른 실적개선 기대감은 유효한 만큼 다음달 초까지 주가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