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급속한 임금상승 경기회복 부담

■ KDI, 5월 경제동향 보고서고비용 구조 촉발 경제전체 생산성 저하우려 올들어 경기가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임금이 크게 뛰고 서비스업종에서는 사람 구하기가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특히 경기상승 속도에 비해 임금인상 속도가 더 가팔라지고 있는 가운데 각종 선거까지 겹쳐 인력난은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임금상승이 경제회복의 새로운 복병으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임금상승은 기업들의 생산비를 끌어올리고 물가상승(수요감소(생산감소(실업증가(소비위축 등으로 이어져 경기회복에 적잖은 짐이 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 근로시간은 줄어들고 임금은 급상승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4일 '5월 경제동향' 보고서를 통해 "올해 근로자들의 임금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올라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지난 1, 2월 중 상용근로자 5인 이상 사업체의 평균 명목임금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7% 상승하는 등 전년동기의 8.6%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정액급여의 상승폭이 11.6%로 크게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산업별로는 도소매ㆍ음식ㆍ숙박업 임금이 12.2%로 가장 높았으며 건설업도 12%로 크게 상승했다. 반면 제조업 임금은 여기에 훨씬 못 미치는 5.6% 상승에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임금상승이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은 특별급여와 초과급여를 중심으로 임금이 오른 지난해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지난해의 경우 특별급여가 13.0%, 초과급여가 7.2% 상승했으나 올해에는 정액급여가 크게 오르며 임금상승을 주도했다. 반면 같은 기간 동안 근로시간은 초과근로시간이 대폭 감소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상근로시간은 172.8시간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72.4시간과 별 차이가 없으나 초과근로시간은 16.7시간으로 지난해보다 무려 20.9% 급감했다. ▶ 물가상승 압력만 가중 이 같은 임금 급상승 현상은 고비용 구조를 촉발시켜 경제 전체의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더욱이 임금 상승분을 상쇄할 만큼 노동생산성은 높아지지 않아 물가상승만 부추길 것이란 우려의 소리가 높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부가가치 노동생산성은 비교대상 25개국 중 포르투갈에 이어 20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가가치 노동생산성 수준은 1인당 3만935달러로 일본의 63.5%, 미국의 46.6%에 불과했다. KDI는 "임금상승 속도가 부가가치 노동생산성의 증가 속도를 훨씬 앞지르고 있는 것이 큰 문제"라고 분석했다. 임금과 생산성이 고르게 상승할 경우 경제에 미칠 부담이 희석되겠지만 그렇지 못하고 물가만 부추길 것이란 분석이다. ▶ 불균형 성장 우려 다행스럽게도 경기는 아직까지 상승기조를 이어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KDI는 "최근 주가가 하락하고 장단기 금리차가 축소되는 등 금융시장을 중심으로 경기 급등에 대한 기대가 완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소비자전망 조사결과도 109.1을 기록, 2개월 연속 하락하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수준이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DI는 그러나 "경기선행지수 전년동월비가 지난해 7월 이후 10개월 연속 증가하는 등 소비ㆍ투자 관련 선행지표와 경기 관련지표들이 지속적인 강세를 보이고 있어 이후에도 견조한 경기 상승세가 이어질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같이 미약한 경기회복기조는 조그만 외부의 충격에도 언제든 쉽게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이다. 민간경제연구기관의 한 관계자는 "경기 회복기의 임금상승은 일반적인 현상"이라면서도 "노동생산성을 높여 견실한 성장의 기초를 닦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박동석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