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줄잇는 악재에 세계증시 추락

최근 조정 양상으로 부진의 늪을 헤매던 세계 증권 시장에 지정학적 불안감이 급격히 확산되며 추가 하락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타이완 선거 소요에 22일 팔레스타인 저항세력 하마스의 지도자 셰이크 아흐므드 야신의 암살에 따른 알카에다 등 이슬람 저항세력들의 미국에 대한 보복 선언 등 지정학적 위기감이 고조되며 미국과 유럽 주식시장이 크게 휘청거렸다. 아시아 증시는 타이완 정국혼란 여파로 전일에 이어 큰폭의 하락세를 이어갔지만 23일 천수이볜 타이완 총통이 재개표를 실시할 수 있도록 선거법 개정안을 수락했다는 호재성 뉴스가 전해지면서 낙폭을 다소 줄였다. 하지만 타이완 정국이 해결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개표를 둘러싼 여ㆍ야간 갈등이 심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당분간 투자심리 회복은 힘들어 보인다. 세계 증시가 불확실성의 수렁에서 상승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미 나스닥지수는 22일 팔자물량이 대거 쏟아지며 1.58%(30.57포인트), 다우지수는 1.2%(121.85포인트)가 각각 급락했다. 프랑스ㆍ영국 등 유럽 주요 증시도 연중 최저치로 곤두박질쳤다. 총통 선거에 따른 정국 혼란으로 지난 22일 8년내 최대폭인 6.68% 하락세를 기록한 타이완 증시는 천수이볜 총통이 선거법 개정안을 수락했다는 호재성 뉴스에도 불구하고 2.94% 하락, 장세반전에 실패했다.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증시도 내림세를 이어갔다. ◇불확실성이 가장 큰 악재=국제 금융전문가들은 세계 증시가 `불확실성`이라는 먹구름에 가려져 있다고 분석, 세계 주시시장을 짓누르고 있는 불확실성이 제거되지 않는 한 주가의 상승전환은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빅토리캐피탈매니지먼트의 브라이언 피어스는 “이슬람 무장단체인 하마스가 미국과 동맹국에 대해 보복을 선언하는 등 테러위협이 상존하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위험을 피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라며 “시장 불확실성이 가시지 않는 한 추세반전은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 분석가들은 조정기간이 단기간에 마무리될 것으로 보기도 한다. 맥심그룹의 시장전략가 배리 리홀츠는 “최근 세계 증시는 테러위협에 과민반응하며 과매도된 상황”이라며 “세계 주식시장은 단기조정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국채 인기 높아질 듯=하마스가 미국과 동맹국에 대한 테러보복을 선언하는 등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면서 `안전자산(Safe Heaven)`인 미국 국채로 자금이 몰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 지난 22일 뉴욕 채권시장에서도 30년물과 10년물, 5년물 등 국채 수익률이 4~5 베이시스 포인트 떨어지며 국채로 투자자금이 유입되는 현상이 뚜렷이 나타났다. 국제 투자자금의 포토폴리오 재구성 가능성과 관련, 퍼스트인베스터즈매니지먼트의 클라크 와그너는 “스페인 테러와 이슬람 지도자 야신에 대한 암살 이후 테러리즘이 국제 투자자금의 향방을 결정하는 요인이 되었다”며 “미국 국채는 안전자산으로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기에 충분하다”고 전망했다. <서정명기자 vicsj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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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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