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한보철강 매각가 3,000억선 예상

경기 침체·감가상각에 제값 받기 쉽지않을듯한국자산관리공사(KAMCO)가 4일 채권단 동의를 거쳐 오는 8일 법원의 허가를 받아 CHB스틸과 AK캐피털중 한 곳을 최종 낙찰자로 선정하기로 함에 따라 부도후 5년을 끌어왔던 한보철강의 새 주인이 곧 결정될 전망이다. 하지만 본계약 체결시까지 최소 45일간의 정밀실사 과정이 남아 있어 이 과정에서 어떤 변수가 불거져 나올지 KAMCO로서는 아직 안심할 수 없는 처지다. 이에 따라 한보철강의 최종 매각가격과 완전 가동여부를 놓고 다시 국내 M&A업계와 철강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매각가격 최대 관심 당초 5조원 이상이 투입된 한보 당진공장의 매각 가격에 대해서는 지난해 미국 네이버스 컨소시움과 체결했던 4억8,000만달러(약 6,000억원)이상은 되지 않을 것이란 게 업계의 관측이다. 최근의 국제 철강시황이 침체돼 있는데다 그동안 감가상각 등이 추가로 발생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지난 30일 입찰제안서를 낸 업체들중에는 한 때 한보철강 인수의사를 밝혔던 INI스틸, 동국제강, 한국철강 등 비중있는 업체들이 모두 빠져 KAMCO측의 '제값 받기'는 일단 김이 샌 상태. 적극적인 인수 의지를 보이고 있는 권호성 AK캐피털 회장도 지난해 네이버스측의 파트너로 참여했다가 가격을 이유로 계약을 파기한 적이 있어 이번에도 역시 무리한 시도는 하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다. 증권가에서는 최종 매각 가격이 3,00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 경우 KAMCO로서는 또 한번의 '헐값 매각'시비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된다. 현재 120만평의 당진제철소 부지만도 약 3,600억원(주변 고대공단 분양가기준)에 달하고, 정상가동중인 A지구 철근공장(연산 100만톤)의 건설비용만도 3,000억원 이상이 들기 때문이다. ◇완전가동이냐 부분정상화냐 당진공장의 완전 가동여부도 업계의 관심거리다. KAMCO측이 공장가동 문제를 인수자측에 완전 일임해 놓고 있어 인수자의 최종 판단만이 이를 결정할 수 있게 됐다. AK캐피털은 지역민들의 지지를 등에 업고 '완전 정상가동'을 공언하고 있지만 B지구 냉연 및 코렉스 설비까지 포함한 완전 정상화는 무리라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건설 공정률 69%에 불과한 B지구를 복구하는데는 최소 1조8,000억원 이상의 추가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AK캐피털은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페이퍼 컴퍼니'로 철강조업 경험없이 M&A 전문가로 알려져 있는 권호성 회장의 자금동원력은 여전히 베일에 가려 있다. CHB스틸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의 카길사 역시 철강 조업경험이 없고 아직 아무런 경영방침을 제시하지 않아 제철소 경영 의지가 있는지 불투명한 상태다. 국내 철강업계는 최종 인수자가 누가 되더라도 협폭열연코일(CSP) 설비를 포함한 A지구의 일부 정상화만이 가장 현실적인 선택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의 국내외 철강 수급구조나 통상환경, 투자비 조달 측면에서 B지구를 포함한 완전 정상화 시도는 또 한번의 '한보 사태'를 예고하는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강동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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