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민주당 신당파가 창당준비위를 출범시키는 10월말이나 11월초께 민주당을 탈당해 무당적으로 국정을 운영할 방침인 것으로 16일 알려졌다.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민주당의 분열이 고착화하면 노 대통령은 신당이 법적으로 창당 수순에 들어가는 시점에서 당적이탈을 심각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런 상황에서는 대통령이 당적을 갖는 게 국정운영에 도리어 부담이 된다는 판단”이라고 말해 내년 총선 때까지는 신당에도 입당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내달 말 이후에는 우리 헌정 사상 처음으로 집권당이 없는 상황을 맞게 될 전망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정치 상황이 유동적인 만큼 노 대통령은 신당파가 원내교섭단체 등록을 마친 뒤에도 당분간 민주당적을 유지할 방침”이라면서 “분당이 돌이킬 수 없는 상태가 되면 대통령이 중립지대로 나오는 게 불가피한 게 아니냐”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탈당 이후 각 정당에 대해 등거리 노선을 취하면서 초당적 정치를 펼친다는 생각이라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노 대통령의 참모들 사이에서는 그 동안 신당 입당과 당적 이탈 방안을 놓고 논란이 계속됐으나 무당적 상태가 국정운영에 유리하다는 입장이 정리된 것으로 보인다.
<고태성 기자 tsgo@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