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포럼] 이스탄불ㆍ경주엑스포 이상없다


백범 김구 선생은 문화에 대해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과 남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우리나라는 광복 이래 민족분단과 전쟁, 대내적 갈등과 IMF경제위기 등 수많은 진통을 겪으며 성장해왔다. 그 결과 국내총생산(GDP) 세계 15위의 경제강국이자 민주주의가 성공적으로 뿌리내린 국가가 됐다. 역사적 비극과 아픔을 극복하고 오늘날 대한민국을 일궈낸 원동력에는 단연코 살아 있는 문화가 있음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근현대사의 무수한 시련을 이겨내고 선조들이 이룩한 찬란한 문화유산의 과업을 이어받아 국제사회에 존재를 각인시켰던 88올림픽, 전국민을 들썩이게 만들었던 2002년 월드컵, 현재 세계를 휩쓸고 있는 한류 열풍은 새로운 역사의 순간들로 기록될 것이다.

엑스포 D-50 이스탄불 평온 되찾아


최근 국제 뉴스에는 연일 터키의 시위 상황이 보도되고 있다. 지난 5월28일 터키 이스탄불 시내 중심부 게지공원 재개발에 반대하며 탁심광장에서 시작된 시위는 정부의 과잉진압 논란과 함께 반정부시위의 양상으로 변해갔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와 경찰을 포함해 4명이 소중한 목숨을 잃었다. 과열됐던 시위는 침묵시위 등의 비폭력 양상으로 변하며 다행히 소강상태로 접어들고 있는 듯하다. 필자가 최근 '이스탄불ㆍ경주세계문화엑스포 2013'의 현장 점검 차 방문한 이스탄불 시내는 지난번 방문 때와 마찬가지로 평온하고 일상적인 모습이다. 터키를 방문한 관광객들도 탁심광장 일부를 제외하고는 다른 관광지를 돌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관련기사



다행히 터키 시민들은 이미 일상생활로 돌아가고 있고 시위대는 말없이 서 있는 평화적 침묵시위를 이어나가고 있다. 시위의 도화선이 됐던 게지공원 재개발에 대해 최근 법원에서도 반대하는 판결을 내리면서 사태는 일단락되고 있다. 극으로 치달을 것 같던 시위가 빠른 시간 안에 안정화된 이유 역시 터키 문화의 힘이라고 본다. 터키 국민에게는 고대 히타이트 문명을 시작으로 페르시아ㆍ로마ㆍ비잔틴ㆍ오스만으로 이어진 눈부신 문명에 대한 자부심과 그 문명을 지키고자 하는 애정 어린 마음이 뿌리깊게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터키시위가 국제 사회 이슈로 떠오르면서 오는 8월31일부터 이스탄불에서 23일간 개최될 예정인 '이스탄불ㆍ경주세계문화엑스포 2013'에 대한 터키 국민의 관심과 도움은 더욱 적극적이 됐다. 경상북도와 경주시, 터키 이스탄불시가 공동 개최하고 세계 50여개국이 참가하는 이번 엑스포가 터키의 하락한 대외적 이미지를 회복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문화로 터키 아픔 보듬어줘야

엑스포를 준비 중인 조직위원회 역시 이번 엑스포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터키의 현 상황에 집중하면서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문화의 힘으로 터키 시민들의 상한 마음을 위로하고 손님으로 가는 나라에 누가되지 않도록 최대한 예의를 다하기 위해서다. 터키는 6.25전쟁 때 1만5,000여명의 젊은이들을 파병해 우리를 도왔던 형제의 나라다. 또한 대한민국과 터키의 국민들은 모두 승패에 상관없이 감동받을 수 있었던 2002년 월드컵 준결승전을 기억한다. 이제는 우리가 대한민국의 문화를 가지고 이스탄불의 아픔을 위로할 때다. 아무쪼록 '이스탄불ㆍ경주세계문화엑스포 2013'이 터키 시민들의 상처받은 마음을 조금이나마 위로할 수 있기를 바란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