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한부신, 공기업 첫 부도…원인과 전망

한부신, 공기업 첫 부도…원인과 전망 한국부동산신탁의 부도는 정부 재출자 기관의 첫부도사례로 앞으로 공기업도 경영이 부실해지면 부도 처리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이와 함께 민간기업이 부도처리되면 기업주가 책임을 지듯 한부신의 부도처리도건설교통부와 금융감독원 등 감독기관들에 대한 책임 추궁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부신은 지난 91년 5월 재정경제부가 49.4%, 산업은행 30.6%, 한미은행 등 시중은행이 나머지 20%의 지분을 보유한 한국감정원이 100% 출자해 설립한 자회사다. 따라서 한부신 부도에 대한 책임은 우선 한국감정원과 재경부, 금융감독원, 건교부 등에 대한 추궁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부신은 개인이나 법인으로부터 토지 등을 위탁받아 개발한 후에 개발이익을돌려주고 수수료를 받는 부동산 신탁 업무를 주로 맡고 있다. 한부신은 그러나 최근 몇년간 부동산 경기 침체로 분양실적이 저조해지면서 99년 10월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갔다. 한부신의 업무 자체가 부동산 경기 침체를 극복할 수 없는 속성을 갖는다는 점도 부도를 피할 수 없었던 원인으로 분석된다. 즉, 토지주들은 사업성이 높은 땅이라면 굳이 수수료를 내고 한부신에 개발을맡기기보다 브랜드 가치가 높은 대기업에 위탁하기 때문에 한부신의 시장 입지는 더떨어질 수 밖에 없는 형편이었다. 특히 지난 99년 이재국 전 한부신 사장이 경성그룹에 자금을 특혜지원한 혐의로구속된 데서 보듯 정치권으로부터 각종 로비를 받고 재무구조가 좋지 않은 기업의부동산을 신탁받아 관리해 부실해졌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당시의 부실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했고 시장 원리에 맞는 경영이나 관리 감독이이뤄지지 않은채 워크아웃 절차를 밟음으로써 부도 처리될 운명을 조금 유예 시켰을뿐이라는게 건교부 안팎의 분석이다. 결국 한부신은 악성 미분양 물량이 쌓이면서 다른 공기업처럼 낙하산식 인사에다 정치권의 외압에도 영향을 크게 받아 경영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부도를 피할수 없었던 셈이다. 한편 한부신은 신탁업법 및 금융구조개선에 관한 법률에 따라 법정관리가 아니라 곧바로 청산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청산 절차는 한부신이 맡은 65개 사업을 새로운 수탁자에게 맡기는 방식으로 진행되나 시장성이 없어 새로운 수탁자가 나타나지 않는 사업은 채권자들끼리 우선순위에 따라 채권을 나눠갖는 '빚잔치'를 거쳐 정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연합뉴스) 양태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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