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低타고 日제품 대대적 '역습' 승용차·가전등 한국産제품 겨냥 가격할인 공세1월 對日소비재 수입 지난해보다 25%나 늘어 김현수기자 hskim@sed.co.kr 김홍길기자 what@sed.co.kr 손철기자 runiron@sed.co.kr 관련기사 엔低 '반짝효과' 아니다 수출전선엔 짙은 먹구름 자동차부터 가전까지… '안방' 위협 "원·엔환율 800원대 무너지면 옷 벗을 수 밖에…" 싱가포르의 대표적 쇼핑센터인 마린베이의 선텍시티몰. 이곳 3층에는 동남아 최대 가전체인인 하비노먼이 있다. 하비노먼에서는 세계 각국의 대표적인 가전제품들이 진열대를 한치 틈도 없이 메운 채 사시사철 글로벌 경쟁을 벌인다. 설 연휴 중이던 지난 1월29일. 이곳을 방문했을 때 하비노먼을 찾은 고객들은 쉽사리 눈에 띄는 곳에 자리잡은 한국산 가전제품 코너가 아니라 바로 이웃에 있거나 한구석으로 밀려나 있는 샤프ㆍ소니ㆍ파나소닉 등 일제 가전제품 매장으로만 몰려들었다. 하비노먼의 매장 관리자는 “한국산 가전제품도 매우 훌륭하지만 지금은 일본 가전제품이 대대적인 연쇄 할인 세일을 해 소비자들의 관심이 일본 가전제품에 집중돼 있다”고 설명했다. 제조업 경쟁력을 회복하기 시작한 일본이 최근 원ㆍ엔 및 엔ㆍ달러 환율 변화에 발맞춰 한국산 제품을 겨냥한 듯 대대적인 공세를 벌이고 있다. 산업자원부가 집계한 1월 대일 수입 증가율은 7.8%로 지난해 12월의 세 배 이상 상승했다. 특히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소비재의 수입은 지난해 1월보다 25.8%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엔화 가치 하락의 여파가 예상보다 훨씬 빨리 우리 기업의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며 “특히 원ㆍ엔 환율 메리트가 가장 큰 국내 시장에서 대대적인 가격할인 공세를 벌이는 양상”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인터넷쇼핑몰에서 팔리는 40인치 LCD TV의 경우 소니 제품이 평균 376만원인 데 반해 삼성전자 제품은 402만원에 달했다. 또 특별소비세 환원 이전 가격으로 신차를 판매하는 일본 혼다의 SUV ‘CR-V’는 동급인 현대차의 신형 싼타페보다 수백만원이나 저렴한 가격에 팔리고 있다. 이밖에 최근 JFE스틸 등 일본 고로사들이 국내 수요처에 제시하는 열연코일 가격도 국산 제품 공급 가격보다 싸다. LG전자의 한 고위관계자는 “엔화 가치 하락의 영향으로 일본 경쟁사들이 연속적으로 제품가격 인하를 단행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제조 경쟁력이 회복된 일본이 가격공세까지 나설 경우 상당한 파괴력을 갖는다는 점에서 우려하며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한편 엔화는 지난해 초 달러당 103엔에서 최근 120엔대까지 18% 이상 오르며 가치가 급락했다. 원ㆍ엔 환율의 경우 100엔=1,000원이라는 공식이 깨진 것은 이미 오래 전 일이며 8일 매매기준가로 100엔=823원까지 주저앉았다. 엔화 가치 하락은 결국 똑같은 제품을 사는 국내외 소비자들에게 일본 제품을 더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셈이다. 동시에 우리 제품의 경쟁력에 그만큼의 강도로 타격을 가하고 있다. 입력시간 : 2006/02/08 17: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