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中 "철강도 세계강자로" 야심

수도강철, 베이징자동차 지분 23.6% 공개매수<br>국유기업 지분변동 통해 강판 공급 확대<br>사전통보 없어 "국제적 관행 무시" 논란속<br>현대차 수직계열화 작업에 영향 불가피<br>


수도강철이 베이징현대차의 지분을 사들인 것은 자동차에 이어 철강에서도 세계 시장의 강자로 올라서겠다는 중국 정부의 야심을 담고 있다. 중국 국유기업과의 합작형태로 현지에 진출해 있는 외국기업에 대해 산하 국유기업간의 자체적인 지분변동을 매개로 자연스럽게 강판공급을 확대함으로써 시장을 키우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중국 측은 특히 이번 지분변동 내용을 현대차 측에 사전에 통보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국제비즈니스 관행을 무시했다는 비판을 사고 있다. ◇철강산업 키우기‘야심’=이번에 베이징현대차의 지분을 주고받은 베이징기차와 수도철강은 모두 베이징시 소유의 국유기업이다. 이중 수도강철은 현재 영업부진으로 경영난에 처해 있는 것으로 전해져 수도철강의 경영난을 극복하고 철강산업의 전체적인 수요를 늘리겠다는 두 가지 목적이 깔려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처럼 동일기관 산하의 국유기업이 지분합작을 통해 합종연횡을 꾀하는 것은 처음 보는 사례”라며 “앞으로 다른 업종이나 회사에서도 중국 측 합작파트너의 힘을 활용해 외국계 기업을 압박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합작 자동차 회사에 대해 각종 인ㆍ허가권 등을 무기로 ‘차이나 브랜드’ 사용 및 연구개발(R&D) 센터 설립 등을 요구해왔다. 중국은 이미 자체적인 기술과 브랜드를 보유한 자동차 및 부품수출을 확대해 세계적인 자동차 공업국이 되겠다는 것을 골자로 한 자동차 산업 중장기 청사진을 마련하는 등 자동차 최강국에 대한 야심을 본격화하고 있다. 결국 이 과정에서 자동차 생산에 없어서는 안될 강판공급에서까지 자체 공급을 늘리면서 자연스럽게 철강산업의 도약을 이루겠다는 것이다. ◇현대차그룹, 수직계열화에 영향 미치나=현대차는 “중국 측 합작파트너의 지분변동은 통보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을 좀더 파악해볼 필요가 있다”며 신중한 태도를 취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그러나 이번 지분변동이 현대차가 현대제철소 건립 등을 통해 추진하고 있는 수직계열화 작업에 장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어차피 국내외에서 자체 계열사를 통해 자동차용 강판을 100% 공급하는 것은 아닌데다 아직 제품의 질이 떨어지는 중국산을 당장 투입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며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중국산 제품의 사용을 계속 늘려야 할 경우 일부 악영향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해외 현지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의 불가피한 선택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유기천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박사는 “어차피 중국에서 현지화를 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 중국 정부와의 협조가 필요하다“며 “장기적으로는 중국시장에 뿌리를 내릴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