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사찰단 입북시점 맞춰 정부 "중유 5만톤 일괄 지원"
6자회담 '경제·에너지 실무그룹' 1차회의美 소규모 발전기 공급·러 송전등 검토日도 "상황 진전따라 北지원 참가 희망"
베이징=이성기 기자 sklee@sed.co.kr
천영우(오른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김명길 북한 주 유엔 대표부 정무공사가 15일 주중 한국대사관에서 열린 6자회담 경제ㆍ에너지 협력 실무그룹 회의에 앞서 기념촬영 장소로 이동하면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북핵 폐기를 위한 '2ㆍ13베이징 합의'에 따른 후속 논의가 15일 중국 베이징에서 경제ㆍ에너지 실무그룹 1차 회의를 시작으로 막이 올랐다.
우리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주재로 열린 이 회의에서는 ▦북한의 초기단계 조치 이행시 워킹그룹 차원의 중유 5만톤 지원 이행시기 및 절차 ▦핵 시설 불능화 단계까지 지원할 95만톤 상당의 경제ㆍ에너지 지원에 관한 참가국들의 구상 등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한국 측은 이 자리에서 '2ㆍ13합의'에서 밝힌 대로 초기 지원 물량인 중유 5만톤을 부담하겠다는 의사를 재확인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60일 내 핵시설 폐쇄 조치가 이뤄지면 미국도 (5만톤 지원에) 동참할 의사를 보였다"고 말했다. 나머지 참가국들은 핵 시설 불능화 단계까지 북한에 제공될 중유 95만톤 상당의 추가 지원과 관련, 지원 가능한 품목에 대한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와 관련,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의 북한 입국 시점에 맞춰 중유 5만톤을 일괄 배송할 계획을 북측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회담 소식통은 "한국 측은 중유 5만톤을 선박 3대에 나눠 한꺼번에 배송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라며 "배송 시기는 핵 시설 폐쇄ㆍ봉인 상황을 감시ㆍ검증하는 IAEA 사찰단의 북한 입국 시점에 비슷하게 맞추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실무회의 후 "북한은 에너지 상황을 설명한 뒤 중유 일정 부분의 공급이 이뤄졌으면 한다는 뜻을 강조했다"며 "노후된 발전 시설과 송ㆍ배전망 상황에 대한 설명도 있었다"고 말했다.
대북 지원과 관련 나머지 참가국들은 소규모 발전기를 북한에 공급하는 방안(미국), 대북 직접 송전이나 부채를 탕감하는 방안(러시아), 중유나 전력 직접 지원 방안(중국)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先) 납치해결을 주장하고 있는 일본은 지금 당장은 어렵지만 상황이 진전되면 (대북지원에) 참가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고 정부 고위 당국자가 전했다. 모든 참가국이 대북 지원에 적극 나서는 상황에서 기존 입장만 고수하다 앞으로 논의에서 주도권을 상실할 우려가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1차 경제ㆍ에너지 실무그룹 회의는 주 베이징 한국 대사관에서 4시간가량 진행된 뒤 참가국 대표들은 주중 한국대사 주최로 리셉션 형식의 만찬을 가졌다.
한편 천영우 본부장과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는 16일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을 만나 방북 결과를 들을 예정이다.
입력시간 : 2007/03/15 1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