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하락으로 해외구매 대행 사이트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택배사들의 국제 택배 배송물량이 급증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 대한통운, 현대택배 등 국내 주요 택배사들의 국제택배 배송물량이 올들어 9월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나 늘어났다.
원화 강세로 소비자들이 해외구매대행 사이트나 교포들이 해외 현지에 개설한 인터넷쇼핑몰을 통해 해외 현지 제품을 보다 싸게 구입할 수 있게 되면서 이들 제품을 배송하는 국내 택배사들의 물량도 증가하고 있는 것.
업계에서는 앞으로 미국에 이어 EU와도 자유무역협정이 체결되면 해외구매대행이 더욱 활성화돼 택배사들의 국제 택배 물량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해외구매대행 쇼핑몰 중 가장 규모가 큰 ‘위즈위드’의 배송을 맡고 있는 한진택배는 지난 1월 4만2,000건이던 물량이 9월에는 6만2,000건으로 50% 가까이 늘었다. 특히 한진택배는 최근 미국 로스엔젤리스(LA) 현지의 한인 소호 쇼핑몰 100여곳과 배송 계약을 체결한 것이 물량 증가에 한몫했다.
대한통운은 현재 월 평균 4만건 이상의 구매대행 물량을 처리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해외구매대행 쇼핑몰 ‘지오패스’를 통해 월 평균 9,000~1만건의 물량을 처리하고 있으며 ‘품바이’와 ‘와보라샵’, ‘나인바이’ 등 주요 고객사의 배송물량도 꾸준히 늘고 있다.
대한통운 관계자는 “지오패스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구매대행 요청건수가 2배 정도 늘었다”면서 “지난 8월 옥션과 이베이와도 구매대행 제휴를 맺었기 때문에 앞으로 한달 평균 30% 이상의 구매대행 배송 물량 증가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엔조이뉴욕’과 ‘오렌지플러스’의 배송을 맡고 있는 현대택배는 지난 9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77%나 늘어난 55만건의 해외구매대행 배송물량을 처리했다. 지난해 41만건이던 연간 해외구매대행 배송물량은 올해 2배 가량 80만건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해외구매대행 사이트들의 해당 국가도 지난해까지는 미주지역 위주였으나 올들어서는 일본, 유럽으로까지 확대되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 물품을 반입하는 경우 15만원까지는 관세가 붙지 않아 운송요금과 구매대행요금을 포함해도 국내 가격보다 저렴한 경우가 많아 해외구매가 갈수록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