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과 세상] "젊은층 비율 높을수록 전쟁 가능성 커"

■ 전쟁유전자 (말콤 포츠·토머스 헤이든 지음, 개마고원 펴냄)


각국의 유전학자들이 중앙아시아인을 대상으로 DNA를 분석해 2003년 그 결과를 발표했다.놀랍게도 전체 남성의 8%가 동일한 Y염색체를 갖고 있었다. 남성 12명 중 한 명 꼴로 '동일한 남성 조상'을 가졌다는 결론이다. 이 남성 조상의 유력한 후보는 칭기즈칸. 다수의 전쟁을 일으켰던 그가 정복지의 여자들을 통해 수많은 후손을 남겼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어떤 학자들은 칭기즈칸의 후손이 오늘날 전세계 1,600만 명에 이른다고 추정할 정도다. 이처럼 전쟁은 남성들에게 다음 세대에 유전자를 남길 가능성을 높이는 '진화적 이익'을 제공한다. 전쟁과 폭력의 생물학적 기원을 추적해 온 생의학자와 저널리스트인 두 저자는 이 점에 주목했고 남성 안에 존재해 온 '전쟁 유전자'를 찾아냈다. 남성 중에서도 젊은 남성은 장년층보다 더 즉흥적이고 폭력적일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젊은 남성 비율이 높은 사회일수록 폭력적이기 쉽다고 책은 설명한다. 15~29세 남성의 비율이 더 높아지면 시민 폭력이 급증한다는 한 캐나다 학자의 연구 발표, 스리랑카에서 내분이 일어난 것은 한 인종 집단 내 15~24세 인구가 20% 이상이 되는 시점이었음을 지적한 논문 등이 그 근거다. 그렇다면 전쟁을 줄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들은 "전쟁을 할만한 인구를 줄이자"는 다소 비약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모든 흡연자가 암으로 사망하지는 않으나 흡연자 다수가 암으로 사망하듯 젊은층 비율이 높은 국가가 무조건 전쟁과 테러분자를 양산하지 않지만 그런 경우가 많다"는 것이 이들의 견해다. 결국 "폭력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는 인구 증가 속도부터 늦춰야 한다"며 가족계획과 안전한 낙태를 강조한다. 동시에 "여성의 지위를 향상시키고 정치ㆍ사회적 권력을 더 많이 부여해 역할을 극대화하는 것"도 전쟁 가능성을 낮추는 중요한 해결책이라고 주장한다. 번역 전 원제는 Sex and War, 즉 '성(性)과 전쟁'이다. 2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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