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위기의 저축은행] <상> 경영부실은 진행형

부동산 대출 올인에 수익기반 취약<br>구조조정 기업에 돈 묶이고 대손충당금 부담<br>추가부실 우려도 커 2~3년간 자금난 불가피


저축은행들이 3조원대의 부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매각했지만 경영전망은 어둡기만 하다. 부동산 관련 대출에 '올인'해온 탓에 수익기반이 취약하고 대손충당금 추가적립에 따른 대규모 적자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앞으로 2~3년간은 경영난을 겪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규모 적자예상=당장 2009 회계연도 결산시 상당수 업체들이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 당국의 한 관계자는 "이번 회계연도에는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 등으로 상당수 업체들이 적자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순익에 영향을 미치는 대손충당금 적립부담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저축은행들은 지난 25일 발표된 건설사 등 65개 업체 구조조정으로 2,000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추가로 쌓아야 한다. 당국은 최근 대형저축은행들에 대손충당금을 보수적으로 적립하도록 지도하고 있다. 반면 수익을 낼 수 있는 곳은 줄고 있다. PF의 속성상 저축은행은 건설사(시공사)의 지급보증을 믿고 시행사에 대출을 해준다. 건설사가 워크아웃에 들어가거나 퇴출당하면 이자를 제때 못 받고 대출금은 묶이게 된다. 저축은행들은 이번 건설사ㆍ조선사 구조조정 업체에 1조5,000억원의 대출이 있다. 이미 법정관리나 워크아웃에 들어간 성원건설ㆍ남양건설ㆍ대우차판매에만도 약 1조1,200억원의 자금이 묶여 있다. 앞서 구조조정 대상에 오른 건설사를 더하면 수익을 내지 못하는 대출은 최소 수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PF 매각대금 3조8,000억원도 매각대금의 대부분을 현금이 아닌 구조조정기금채권으로 받아 수익원은 더 줄어든다. 저축은행의 전체 대출규모가 57조원임을 감안하면 묶이는 돈은 적지 않다. 대출자산의 49.9%가 부동산 관련 대출이라는 것도 부담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회복이 불투명한데 관련 대출은 많다"며 "부실이 확대되면 수익은 더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PF 추가 부실 우려도=금융 당국은 PF 매각을 위한 사업장 평가시 앞으로 부동산 경기전망을 평가요소에 넣지 않았다. 매각 작업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금융 당국이 PF 사업장을 평가할 때 부동산 경기전망을 변수로 넣지 않았다"며 "부동산 경기하락 전망을 감안하면 악화사업장은 발표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계에서는 저축은행들이 PF 대출을 부동산담보대출로 등록하거나 유동화시켜 PF 규모를 줄이는 사례가 많다고 보고 있다. 금융 당국이 25일 발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말 현재 저축은행의 PF 대출은 12조5,000억원으로 4월 발표한 11조8,000억원과 조사 시점은 같지만 금액은 차이가 난다. 당국은 저축은행들이 PF를 유동화해 건전성 지표를 좋게 만든 것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뒤집어 말하면 당국은 지금까지 PF 대출규모를 실제보다 적게 파악하고 있었다는 얘기다. ◇경영난 2~3년 갈 듯=전문가들은 저축은행들의 경영난이 2~3년은 갈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금융 당국이 저축은행의 정상화를 위해 여러 가지 대책을 추진하고 있는 과정"이라며 "시스템이 정상화돼 저축은행이 본궤도에 오르기까지는 2~3년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 당국의 관계자는 이에 대해 "자체 평가결과 PF 외의 부문에서 나오는 수익이 많고 각종 대손충당금 적립액을 감안해도 저축은행들이 버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며 "PF를 시장기대 이상으로 매각했기 때문에 저축은행 문제는 어느 정도 정리됐다고 봐야 한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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