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하이닉스 매각 정지작업?

채권단 출신인사 사외이사 대거 포진<br>일부선 "책임경영 강화계기" 관측도


하이닉스반도체가 사외이사진을 개편하면서 채권단 출신 인사들을 대거 선임, 향후 채권단 주도의 매각작업을 용이하게 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하이닉스는 28일 경기도 이천 본사에서 정기주총을 열고 황학중 전 캐나다외환은행장과 민형욱 전 우리은행 부행장, 이준호 전 조흥은행 압구정지점장, 김덕수 전 동양메이저 부사장 등 4명의 사외이사를 새로 선임했다. 또 기존 사외이사인 김범만 포항공대 교수, 김수창, 법무법인 평산 대표변호사, 이선 경희대 정경대학장을 재선임, 사외이사 수를 6명에서 7명으로 늘렸다. 특히 이번 사외이사 개편에서는 외부인사 출신의 사외이사들이 임기만료로 물러나는 대신 하이닉스의 최대주주인 채권단 출신이 대거 새로 포함됐다. 신임 황학중 사외이사의 경우 지난 2003년 캐나다외환은행장으로 부임하기 전까지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에서 현대계열 여신담당 임원을 지내면서 하이닉스의 구조조정을 직접 주도했으며, 민형욱ㆍ이준호 사외이사도 주요 채권은행인 우리은행과 조흥은행 출신이다. 또 김덕수 사외이사 역시 동양메이저로 자리를 옮기기 전인 지난 2001년까지 산업은행 국제금융부장, 런던현지법인 사장 등을 지냈다. 새로 선임된 4명의 사외이사가 모두 채권단 출신인 셈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개편으로 외형상으로는 사외이사수가 늘어 경영의사결정 체계가 다변화 된 것처럼 보이지만 내용상으로는 채권단의 입김이 경영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는 구조로 변했다”며 “채권단이 현재 하이닉스 매각작업에 가속도를 내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채권단은 현재 하이닉스에 대한 대규모 채무재조정(리스케줄링)과 함께 보유지분을 국내 주식시장에서 처분하거나 해외 주식예탁증서(GDR) 발행 등을 통해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하이닉스 관계자는 “채권단은 현재 81.5%의 지분을 갖고 있는 최대주주이면서 하이닉스를 실질적으로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사외이사 개편은 오히려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우의제 하이닉스 사장은 이날 주총에서 회사매각과 관련한 주주들의 질문에 “채권단내에서 매각을 위한 다양한 방안이 협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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