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재섭, 이명박에 '직격탄'

강재섭(사진) 한나라당 대표가 4일 당내 유력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 대해 거친 표현을 써가며 ‘직격탄’을 날렸다. 이 전 시장측에서는 거세게 반발하고 나서 당내 갈등이 커지고 있다. 강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가진 신년맞이 오찬에서 “경선 룰은 선수가 아니라 심판이 정하는 것인데 선수가 라디오 같은데 나와서 룰에 대해 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선 주자들이 말을 자꾸 하면 당에서 경선 룰을 조율하기 힘들고, 또 주자들 스스로도 한번 내뱉은 말은 거둬들이기 힘들기 때문에 (주자들은) 가능하면 입을 다물어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이 전 시장을 겨냥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이 전 시장은 지난 2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경선 방식 관련, “당이 어떻게 정권 교체를 할 것인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국민의 뜻을 많이 반영하는 것이 좋다”고 언급했다. 직후 경선 방식 변경에 반대 입장을 피력해 온 박근혜 전 대표측은 “이미 확정된 규정에 대해 대선주자가 발언하는 것은 경선 후 예기치 못할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며 “경선 방식 논란을 일으켜 정상적인 정책 대결과 검증을 피해보려는 얄팍한 술책이 아닌가 의심된다”고 반박했다. 이런 상황에서 강 대표의 언급은 박 전 대표의 손을 들어준 내용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강 대표는 ‘박근혜계’로 분류되고 있어 경선 방식을 둘러싼 당내 갈등 양상은 심화할 전망이다. 이 전 시장과 가까운 이재오 최고위원은 전화통화에서 “강 대표 개인적인 생각을 말한 것에 불과한 것”이라면서도 “만약 강 대표가 박근혜 캠프를 대표해 당 대표직을 이용했다면 그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전 시장측은 또 ‘입을 다물라’는 표현에도 불쾌감을 드러냈다. 캠프의 한 의원은 “입을 다물어야 하는 것은 강 대표도 마찬가지”라며 “경선 준비위에서 논의할 내용에 대해 당 대표가 무슨 자격으로 ‘가이드 라인’을 주느냐”고 반박했다. 한편 강 대표는 “2월 중으로 경선 준비위를 발족, 원로급 인사에게 위원장을 맡겨 경선에 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 대표는 또 “이번 대선을 통해 호남에서 20% 이상 득표해 전국 정당으로 거듭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