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유럽 공략, 명확한 마케팅 전략 정립부터"

티에리 메젠 프랑스 오샹그룹 구매총괄담당이사<br>경기침체로 유럽 소비자들 수준별 저가상품 우선구매<br>한국 기업 품질·기술 경쟁력 어떻게 알리느냐가 관건


"재정위기와 경기침체로 유럽 소비자들의 씀씀이가 줄었지만 무조건 싼 것을 찾기보다 품질 수준을 상중하로 구분, 수준별로 저가 상품을 우선 선택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유럽 국가와 교역을 원하는 한국 기업이라면 자신들의 제품을 어느 수준에 놓을 것인가(positioning) 등의 마케팅전략을 명확히 정립한 후 유럽 바이어를 공략해야 합니다."

프랑스 유통업체 오샹그룹의 티에리 메젠 구매총괄담당 이사는 29일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상품의 유럽 진출 가능성이 밝다"며 이같이 조언했다.


메젠 이사는 "최근 자동차 부품, 문구 등의 부문에서 한국 업체 2곳과 납품계약을 끝냈고 다른 상품 구매를 위해 추가로 조사하고 있다"며 "LED 전구, 주방기기 등 한국 제조업체와의 계약이 성사 단계에 있다. 유럽연합(EU)의 품질 기준과 오샹그룹 내부 품질 기준을 만족시킨다면 장기적인 파트너가 될 수 있고 오샹의 유통 채널을 통해 전세계 소비자들과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혁신을 중요시하는 한국 기업은 기술ㆍ서비스ㆍ공급망 관리 등 품질과 기술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이를 어떻게 알리느냐가 유럽 국가들과의 교역을 확대하는 관건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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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르푸와 함께 프랑스 2대 유통업체인 오샹그룹은 세계 유통업계에서 15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세계 각국에 14개의 지사를 두고 있고 618개 창고형 할인매장(hypermarket)과 756개 슈퍼마켓, 320개 쇼핑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중국에서 운영하는 창고형 할인매장과 쇼핑센터만 각각 230개, 45개에 이른다. 식품ㆍ잡화ㆍ가전 등 생활용품 판매ㆍ유통으로 출발해 부동산ㆍ금융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KITA) 초청으로 한국을 처음 방문한 메젠 이사는 "가격경쟁력을 중시하는 오샹그룹은 2000년 이후 중국ㆍ대만 등 동아시아 시장 확대에 주력, 한국에 대한 조사가 부족했던 게 사실"이라며 "2년 전부터 KITA와 교류하면서 한국 기업들의 상품경쟁력을 파악하고 있다. 지난해 상하이지사에 한국 상품 구매 전담인력을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3년 전 홍콩에서 열린 행사에서 우연히 알게 된 KITA의 끈질긴 한국 기업 알리기가 없었다면 한국에 큰 관심을 갖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을 확인하기 위해 이마트 등을 둘러봤다는 그는 "청과물이 놀라울 정도로 신선했으며 상품 진열도 매우 뛰어났다. 까르푸가 한국에서 왜 철수했는지, 오샹이 왜 한국에 진출하지 않았는지 의아할 따름"이라며 한국 시장에 대한 관심을 내비쳤다.

장선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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