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의 외자 유치 파트너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한 미국계 투자펀드가 증자참여 여부를 결정하기에 앞서 외환은행에 대한 사전 실사에 들어갔다.
또 외환은행의 해외 대주주인 독일 코메르츠은행측의 사외이사 한명이 최근 국내에 들어와 외환은행 경영진과 면담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대주주 지분매각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계의 한 고위소식통은 1일 “외환은행이 해외투자가들을 대상으로 벌이고 있는 외자유치 협상이 진전을 보이면서 한 미국계 투자펀드가 외환은행 경영실태 파악을 위한 실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 미국계 투자펀드는 약 1개월 안팎으로 예정된 이번 실사를 통해 외환은행의 경영실적과 미래가치 등에 대한 평가작업을 벌인 후 본격적인 세부협상에 나설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외환은행은 자본확충을 위해 2,500억~3,000억원의 하이브리드(신종자본증권) 발행과 함께 신주발행을 통한 증자방식으로 최대 5,000억원의 외자를 유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외환은행은 이 같은 일련의 작업을 통해 BIS(국제결제은행)기준 자기자본비율을 1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한편 외환은행이 이처럼 외자유치 협상에 본격 나선 가운데 해외 대주주인 코메르츠측에서 선임한 두 명의 사외이사 중 한 사람인 토마스 나우만(Thomas Naumann)씨가 지난 24일 비밀리에 방한, 외환은행 경영진과 면담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권에서는 외환은행의 외자유치 협상 과정에서 코메르츠의 지분매각 가능성도 거론된 점을 주목, 이번 방한이 대주주 지분매각과 관련이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외환은행의 한 관계자는 “외자유치 협상이 어느 정도 진전을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해외 협상파트너와의 협약과 국제관례 상 협상과 관련한 어떠한 내용에 대해서도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코메르츠측 사외이사의 외환은행 방문은 통상적인 경영 협의 차원이며 대주주의 지분매각에 대해서는 아는 바 없다”고 덧붙였다.
<이진우기자 rai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