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나라 제품이 독일의 IF디자인상, 일본의 G마크상, 미국의 우수산업디자인상(IDEA) 등 세계적인 공모전에서 수상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불과 몇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 제품이 해외시장에서 싸구려 취급을 받던 것을 생각하면 놀라운 발전이다.
더욱이 한국상품을 사는 외국인 중 20%가 디자인을 구매요인으로 꼽고 있다는 KOTRA의 조사결과는 우리나라의 디자인 수준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최근 “한국산 제품이 소니ㆍ도시바ㆍ필립스 같은 일본과 유럽제품에 위협적인 존재가 되고 있다”고 보도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우리 기업의 디자인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중소기업 중 디자인 인력을 보유한 기업이 40%인데 이는 5년 전에 비해 23%포인트 이상 늘어난 수치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중소기업의 56%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은 수출경쟁력 측면에서 매우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 같은 시점에 최근 열린 경제장관간담회에서 디자인 전문회사에 세제지원 혜택을 주기로 한 것은 우리 기업의 디자인 수준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조치로 환영할 만하다.
현재 우리나라 디자인산업의 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1.2% 수준인 약 7조원에 이른다. 앞으로 중장기 디자인 진흥전략 추진, 기업 디자인 경영마인드 확산, 연구개발 기반 확충 등 정부와 기업이 하나가 돼 디자인에 적극 투자한다면 머지않아 선진국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영국ㆍ일본 등 선진국의 예에서 보듯 1인당 국민총생산(GNP)이 1만달러를 넘어서면 소비자들이 제품을 살 때 디자인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GNP가 1만달러에 육박하고 있는 시점에서 디자인산업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다.
<정경원 한국디자인진흥원 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