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日 '엔高 저지' 1000억弗 푼다

정부 '긴급기금' 만들어 해외M&A·자원개발 등에 투입<br>한국과 글로벌 인수경쟁 가열<br>무디스, 日 신용 한단계 강등


일본 정부가 천정부지로 치솟는 엔고현상을 저지하기 위해 해외투자기금을 창설하는 새로운 방식의 엔고 방어정책을 도입했다. 일본 정부는 해외 기업 인수합병(M&A) 및 해외 자원개발에 모두 1,000억달러의 자금을 투입할 방침이어서 한국 기업과의 글로벌 경쟁이 한층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국제신용평사인 무디스는 24일 막대한 재정적자 등을 이유로 일본의 신용등급을 9년여 만에 'Aa2'에서 'Aa3'로 한단계 강등해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재무상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외환시장에서 엔고를 막기 위해 1,000억달러 규모의 '엔고대응긴급기금'을 창설한다"고 발표했다. 엔고기금은 우선 일본 기업들의 해외 M&A 지원에 500억달러가 투입되며 해외 자원개발에도 500억달러가 투자된다. 아울러 중소기업의 수출지원을 위해 별도의 펀드를 설립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1년간 한시적으로 운용될 해외투자기금은 정부의 외국환자금특별회계에서 자금을 염출, 일본국제결제협력은행(JBIC)에 리보금리로 제공될 예정이다. 사실상 국영펀드를 만들어 일선기업들의 해외진출을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것이다. 이번 정책은 정부 자금을 실탄으로 삼아 민간 부문의 해외투자를 촉진함으로써 외환시장에서 거액의 엔매도 및 외화수요를 발생시켜 엔화가치를 인위적으로 떨어뜨리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또 엔고현상을 활용해 해외 우량기업과 자원을 상대적으로 싼 가격에 확보하려는 중장기적 전략도 깔려 있다. 그동안 일본 정부는 엔화가치를 떨어뜨리기 위해 엔화매도와 달러매입을 통해 외환시장에 직접 개입해왔지만 이 같은 전통적 방식의 외환정책은 큰 효과를 보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일본 정부는 지난 4일에도 600억달러를 투입해 엔고 저지에 나섰지만 실패한 바 있다. 일본 당국은 또 외환거래량이 많은 은행이나 증권사 등 약 30곳의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다음달 말까지 외화보유량을 일일 점검할 방침이다. 노다 재무상은 이날 "필요하다면 일본 정부는 (외환시장에 직접 개입해)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면서 이 같은 방안이 외환정책의 근본적 변화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날 도쿄외환시장에서 달러화 대비 엔화 환율은 76.70엔을 기록해 여전히 강세를 나타냈다. 다이와증권그룹의 가메오카 유지 외환이사는 "외환시장은 글로벌 시장이기 때문에 정부 대책으로 통제하기는 어렵다"며 일본 정부의 대책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일본의 엔고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일본중앙은행(BOJ)이 통화정책을 통해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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