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골프] 프로박-아마박 누가 더 강할까?

「박세리 대 박지은.」프로와 아마추어가 맞붙으면 누가 더 강할까. 이번 주 국내외 무대에서 펼쳐지는 골프대회 가운데 빅 하일라이트는 단연 99 US여자오픈에서 「프로-아마추어최강자」간의 마지막 대결이 될 박세리(22·아스트라)와 박지은(20·애리조나주립대 2)의 대결이다. 「프로 2년차 징크스」에 묶여 시즌 초반 부진한 출발을 보이고 있는 박세리는 이번 대회에서 전년도 US여자오픈 우승자와 US여자아마추어선수권대회 챔피언이 1~2라운드에 함께 경기를 하는 관례에 따라 세계 아마랭킹 1위 박지은과 이틀간 같은 조로 편성돼 기량을 겨룬다. 세계골프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이들이 한 대회에서 같은 조로 플레이하기는 처음. 지난해 10월 삼성월드챔피언십과 올 첫 메이저대회인 나비스코다이나쇼에도 나란히 출전하기는 했지만 같은 조에서 실력을 겨룬 적은 없다. 박세리와 박지은은 경기 스타일이 서로 비슷해 어느 한 사람의 우위를 점치기는 어렵다. 그러나 냉혹한 「프로의 세계」와 「아마추어」신분이라는 좁힐 수 없는 간격은 엄면히 존재한다. 문제는 당일의 컨디션과 누가 먼저 심리적인 압박감으로부터 더 자유로울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심리적 요인=박지은이 다소 부담없는 경기를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특별히 「잃을 것이 없는」 박지은으로서는 이번 대회를 프로데뷔의 전초전으로 생각하면 홀가분하게 경기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격적인 플레이보다는 드라이버샷 등에서 페어웨이 적중률을 높이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힌 박지은의 얘기는 「욕심부리지 않겠다」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 아마랭킹 1위라는 자존심에 상처를 입을 수 없다는 심리적인 압박감이 어떤 식으로 작용하느냐에 따라 경기의 흐름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반면 박세리는 쫓기는 입장에 놓여 있다. 「올 시즌 초반부진」과 「타이틀 방어」 등 두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경기력=두 선수 모두 250야드를 넘는 폭발적인 드라이버샷을 주무기로 삼고 있지만 거리에 비해 페어웨이 적중률이 떨어지고 그린 위에만 올라서면 고전하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특히 드라이버샷 거리에서는 박지은이 평균 270~280야드를 날려 250야드 정도에 그치는 박세리보다 앞선다. 그러나 두 선수 모두 드라이버샷의 정확도가 떨어져 페어웨이 밖의 러프나 나무숲에 티샷을 떨어뜨리는 바람에 2~3번째 샷을 날리는데 어려운 상황을 자주 맞는 편이다. 그린 주변에서의 플레이는 박세리나 박지은 모두 약점이지만 박세리가 다소 안정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세리가 2년째 LPGA투어에서 활약하면서 어프로치샷을 많이 가다듬은 반면 박지은은 100야드 안쪽의 숏게임에서 취약점을 보이고 있다. 퍼팅에서는 우열을 가리기가 힘들다. 대회 경험에서도 박지은이 아마추어로 활동했지만 주니어대회부터 각종 대회에 출전한 경험이 결코 박세리의 프로 경험에 뒤지지 않아 두 선수 모두 호각세다. 따라서 대회 개막과 함께 첫 라운드 3개홀의 플레이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스타트 3홀에서의 드라이버샷과 퍼팅 컨디션이 나머지 홀의 흐름까지 좌우하기 때문이다. 박세리와 박지은은 4일 새벽 3시(한국시간) 98 브리티시여자오픈 우승자인 셰리 스테인하우어와 같은 조로 묶여 대회 첫 날 경기를 시작한다. /최창호 기자 CHCHOI@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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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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