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도전과 성공] 14. 흥창 손정수회장

흥창은 연간 매출액이 1,000억원을 넘어선 국내 대표적인 중견기업이지만 적절한 시기에 업종전환에 성공한 기업으로 꼽힌다.흥창물산을 지난 72년 설립한 손정수(孫正守)회장은 80년대 중반 계측기에서 통신장비로 업종전환을 시작했다. 계측기는 지금의 흥창을 탄탄한 반석위에 세운 효자품목이었지만 후발주자들이 같은 제품 생산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심해졌다. 중국 등에서 저가제품이 쏟아져 나오면서 가격경쟁력도 상실했다. 80년대 중반 일본, 미국 등 선진국에 있는 현지법인을 방문하며 세계 기술변화를 주시하던 孫회장은 과감하게 통신장비 생산을 결심했다. 당시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업체가 관심도 두지 않았던 이동통신 관련기기 개발에 적극나서기 시작했다. 흥창은 무선호출 간이중계기, 송신기, 통신계측기 등의 개발에 성공하면서 통신장비개발에 가속도가 붙었다. 특히 지난 97년 CDMA용 LPA(선형전력증폭기)를 개발하면서 통신장비 전문회사로 탈바꿈하는데 성공했다. CDMA용 LPA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흥창만이 개발에 성공한 제품으로 지난해만 3,900대를 생산, 공급했다. 『통신장비 개발에는 계측기 제작경험이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두 제품 모두 고도의 정밀성을 요구한다는 면에서 비슷하다고 볼 수 있지요』 꿈의 통신이라 불리는 IMT-2000이 본격 시행될 경우 흥창은 이 부문에서 특수를 누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미 SK텔레콤의 협력업체로 선정돼 개발비를 지원받아가며 IMT-2000용 장비개발에 나서고 있다. 제품개발이 이뤄지면 흥창의 제품이 우선 공급될 예정이다. 『사실 통신장비 사업에 대해 좀 더 과감한 투자를 했더라면 지금보다 더 큰 회사로 발전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랬다면 혹독한 IMF체제에서 견뎌내기 힘들었을지도 모릅니다』 흥창은 IMF체제때 다른기업이 자금부족으로 소유부동산을 헐값에 매각할때 오히려 보유하고 있던 자금을 활용, 홍익대 근처에 반듯한 사옥을 장만했다. 孫회장은 또다른 미래형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대체에너지사업과 음성인식사업이 그것. 대체에너지사업은 물을 이용해 에너지를 발생시키는 것으로 이미 용접기 등으로 상용화에 성공, 제품판매를 시작했다. 음성인식사업도 보안시스템, 스마트 가전 등에 적용할 경우 성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孫회장은 지난 96년 경제정의실천연합으로부터 경제정의기업상을 받았다. 기업가에 대해 일반인이 별로 좋지 않은 선입견을 가지고 있는 현실에서 시민단체가 수여한 이 상에 대해 孫회장은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미국에 수시로 들락거리면서 유학중인 아들을 찾아본적이 한번도 없을 정도로 우직스러운 경영스타일이 인정을 받은것 같습니다』 (02)3140-0520 ■흥창 어떤회사 72년 흥창물산으로 설립. 97년 지금의 흥창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주력품목은 이동통신 기지국의 핵심출력장비인 선형전력증폭기. 손정수회장은 업계에서 미래지향적인 경영관으로 기술트랜드를 잘 읽는 사람으로 정평이 나있다. 올해부터 전 임직원에 스톡옵션제를 도입할 정도로 직원복지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IMT-2000관련 장비, 물을 이용한 환경에너지사업, 음성인식사업 등을 준비하며 미래 환경변화에 대비하고 있다. 정맹호기자MHJEO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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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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