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전업카드사 장기연체늘면 부실가능성

은행계에 비해 충당금 30% 수준삼성카드, LG캐피탈, 국민카드, BC카드 등 전업 신용카드사들의 충당금 설정기준이 은행계 카드사의 30% 수준에 불과, 장기연체자가 발생할 경우 떠안아야 될 잠재부실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현상은 전업 신용카드사들이 여신금융감독규정에 따라 충당금을 느슨하게 쌓고 있는 반면 은행계 카드사들은 은행감독규정에 따라 충당금을 적립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어서 형평성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동종업계간 충당금 적립기준 서로 달라=은행계 카드사들은 FLC(미래 현금흐름을 기준으로 한 부실채권분류)기준에 따라 6개월이상 된 연체금을 전액 추정손실로 분류하고 100% 충당금을 쌓고 있다. 반면 전업카드사들은 2년이상 연체된 채권만 추정손실로 분류, 충당금을 100% 적립하고 있다. 결국 전업 카드사들은 6개월이 넘도록 연체된 신용대출금을 시중은행의 담보가 있는 가계여신에 적용하는 충당금과 동일한 기준으로 쌓고 있는 셈이다. 전업 카드회사의 한 관계자는 "은행보다 많은 연체관리 인력을 두기 때문에 2년이 넘는연체액에 대해서도 회수율이 높아 추정손실로 판단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카드회사들이 채권회수를 위한 주민등록증 발급비용으로 연간 10억원이 넘게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6개월이 넘는 채권을 바로 추정손실로 처리해 채권추심전문회사에 넘길 때와 직접 채권회수에 나설때의 기회비용을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오는 7월부터 신용카드회원의 권리보호 차원에서 카드회사들의 채권회수활동이 제한을 받게 됨에 따라 전업 카드사들의 충당금 적립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전업카드사 충당금 적립율 은행계에 비해 30% 수준=6개월이상 1,000억원의 연체금이 발생했을 경우 삼성카드, LG캐피탈, 국민카드, 외환카드, BC카드, 동양카드, 다이너스카드 등 전업 신용카드사가 법적으로 쌓아야 되는 충당금은 353억7,500만원. 반면 은행계 카드사들은 1,000억원 모두를 부실채권으로 간주하고 충당금을 적립하고 있다. 전업 카드사들이 은행계 카드사에 비해 충당금 적립수준이 현저히 떨어져도 앞으로 높은 이익이 지속될 경우에는 큰 문제가 없다. 그러나 향후 경기가 악화돼 장기연체자가 급증한다면 전업 카드사의 충당금 적립규모는 곧바로 치명적인 부실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시중은행에 비해 전업 카드사들이 연체관리 인원을 30%정도 더 두면서 연체관리에 신경을 쓰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은행계에 비해 충당금이 너무 낮은 것이 현실이다. ◇정부의 애매한 태도가 원인=신용카드사의 한 관계자는 "국세청은 카드사용을 적극 장려하고 있는 반면 금융당국은 카드발급기준을 강화하고 각종 규제를 만들고 있어 어느 장단에 놀아야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특히 전업 카드사들은 정부의 느슨한 감독규정으로 충당금을 더 쌓고 싶어도 세법상 당해사업년도 종료일까지 2%를 넘는 충당금을 쌓지 못하는 제도적 한계를 안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은행계 카드사에 비해 충당금에 대한 부담이 적은 전업 카드사들이 가두판매에 적극 나서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며 "정부가 카드사로부터 거둬들이는 막대한 세금에 현혹되어 암묵적으로 카드사의 역기능을 조장할 것이 아니라 향후 리스크를 감안한 합리적이고 일관된 정책을 펴야된다"고 말했다. 김민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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