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시장 구조재편] 가능한가
한통·SKT 빼면 후보없어 현재로선 '3강구도' 힘들듯
정보통신부가 19일 세계적인 유ㆍ무선 통신 통합 추세를 고려해 3개의 유무선 종합통신그룹으로 통신산업의 구조개편을 유도할 것이라고 밝힌 후 어떤 업체가 종합통신사업그룹으로 부상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로서는 종합통신사업그룹으로 부상할 수 있는 업체는 한국통신과 SK텔레콤 등 2개사뿐이다. 이들은 유ㆍ무선 분야에서 높은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다.
특히 한국통신은 이동통신 자회사로 한국통신프리텔 및 엠닷컴, 한국통신IMT 등을 거느리고 있어 국내에서는 유일무이한 종합통신사업그룹이다.
한편 SK텔레콤은 무선통신 분야에서는 절대적인 강자로 군림하고 있으나 유선분야는 갖고 있지 않다.
하지만 SK텔레콤은 마음만 먹으면 유선분야를 키울 수 있는 자금력 등 경영자원을 확보하고 있다. 따라서 SK텔레콤은 한국통신에 이어 종합통신사업그룹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정통부는 2개 종합통신사업그룹만으로는 '경쟁을 통한 소비자 편익 증대'를 보장받을 수 없어 3개 사업자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정통부 관계자는 "2개 업체가 국내 통신시장을 좌우할 경우, 복점에 따른 피해가 빚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국내 여건을 고려할 때 3개 업체 정도가 경쟁을 벌이는 것이 과당경쟁 방지, 소비자 편익 증대등을 위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한국통신, SK텔레콤 등과 함께 과연 어떤 업체가 종합통신그룹으로 3강체제를 구축할 수 있을 까. 현재로서는 '없다'가 정답이다. 국내 통신시장에서 한국통신과 SK텔레콤을 제외하곤 제대로 경쟁력을 갖춘 업체는 전무하다.
한통과 SK텔레콤을 제외하곤 대부분의 업체는 막대한 규모의 시설투자 및 가격경쟁으로 대규모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종합통신그룹으로의 부상은 고사하고 앞으로의 생존 가능성마저 의심 받고 있다.
이날 정부가 제시한 '인수합병(M&A) 활성화'도 대안이 될 수 없다. 한통과 SK텔레콤이외의 다른 업체들이 M&A를 통해 덩치를 키운다 해도 종합통신그룹으로의 부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어느 업체도 경쟁력 확보에 필요한 서비스 망 등 인프라스트럭처를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통부의 구조개편 방침이 가능할 지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일부 통신 전문가들은 정통부의 발표 내용에 대해 '선언적 의미'만을 담고 있을 뿐이라고 폄하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 관계자는 "정통부의 업무보고 내용은 국내 통신시장의 상황 및 문제점을 솔직히 인정한 것"이라며 "앞으로 이 같은 인식을 바탕으로 시장 자율에 의해 구조조정이 추진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정문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