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론] 환경에 투자하자

오늘은 환경의 날이다. 흔히들 환경하면 떠올리는 것이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이며 이의 중요성에 대해 의문을 다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보전하기 위해 막대한 돈을 투자하고 또 우리가 가지고 있는 몫을 나눠야 한다고 하면 이때는 생각이 달라진다. 환경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그렇게 화급을 다투는 일은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이처럼 환경은 중요하지만 시급성에 있어서는 우선순위가 낮게 평가되고 있는 게 작금의 현실이다. 아울러 국가정책에서도 경제성장 관련 정책들에 비해 환경정책은 정책 집행에 있어서 우선순위가 떨어진다. 이러한 것들은 환경의 속성과 참된 가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국가 100년 대계를 위해 교육 부문에 막대한 돈을 투자하고, 잠재적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국방 부문에 많은 자원을 투자하고 있듯이 환경 역시 그 모습과 내용은 다르지만 잠재돼 있는 위험을 예방하고 우리의 미래와 다음 세대를 위해서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 이미 오래전 일이지만 아직도 우리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낙동강 페놀 사건은 한 순간의 방심과 무관심이 얼마나 큰 손실을 가져올 수 있는지에 대한 좋은 교훈 사례이다. 환경은 이미 한 국가ㆍ사회만의 문제로 국한되지 않고 세계적인 이슈로 번져가고 있다. 특히 환경과 무역이 연계해 새로운 시장이 열리고 있고 그러한 가운데 자국의 환경보호라는 명분하에 새로운 무역 장벽을 만들고 있기까지 하다. 대표적인 예가 일본 소니사의 플레이스테이션 전량 반품 사건이다. 지난 2001년 11월 네덜란드를 통해 유럽에 수출할 예정이던 1억6,000만달러 상당의 플레이스테이션이 유럽의 환경 규제를 준수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전량 반품됐다. 이 사건은 기업이 수출대상국가의 환경 규제에 대해 둔감해 있을 경우 어떠한 결과를 초래할지 알려주는 좋은 예다. 또한 98년 프랑스가 자국법을 적용해 캐나다로부터 석면 수입을 금지한 사건에 대해 캐나다가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를 했으나 WTO에서 기각한 사례 역시 자유무역을 주창하는 WTO조차도 환경을 이유로 한 비관세 무역 장벽을 용인하고 있다는 것을 강하게 입증하는 것이다. 환경과 관련해 또 다른 움직임은 세계적인 선진 기업들이 기업의 사회적책임을 인식하고 환경친화적인 경영을 통해 이윤 창출과 함께 사회에 기여하려 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 선진국들은 과거와 달리 지속가능한 발전(sustainable development)을 추구하면서 정책 집행에 있어서 환경을 세심하게 고려해 경제성장과 환경보호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처럼 환경에 대한 인식 변화는 세계적인 추세이며 환경시장에 대한 기대 역시 날로 커져가고 있다. 현재 세계적으로 정보기술(IT)ㆍ생명기술(BT)과 함께 21세기 미래 산업 중 하나로 환경기술(ET)이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바람은 우리 개인ㆍ기업ㆍ정부 모두에 기존의 사고방식에서 탈피해 환경친화적, 미래지향적인 사고로 전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기업에 대해서는 무한경쟁시대에서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블루오션, 환경에 대해 장기적인 안목에서 미래지향적인 투자를 해야만 도태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이제는 환경에 대한 비용은 줄이고 싶은 지출이 아니라 보다 나은 미래, 그리고 우리의 다음 세대를 위해 꼭 필요한 투자이다. 아직 미미한 수준에 머물고 있는 기업과 정부의 환경 분야 투자가 우리의 다음세대를 위해,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그리고 국가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지금보다 한층 더 확대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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