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벨기에로 귀화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프랑스 언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베르나르 아르노(사진)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회장이 자신에게 큰 모욕감을 안겨줬다며 좌파 성향의 신문 '리베라시옹'을 고소하기로 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0일 보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아르노의 변호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아르노 회장은 신문 1면에서 그를 저속하고 폭력적으로 묘사하는 등 공개적으로 모욕감을 준 리베라시옹을 고소하는 것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다"고 밝혔다.
리베라시옹은 10일자 1면에 '꺼져, 이 부자 머저리야!(Casse-toi riche con!)'라는 제목의 기사와 함께 비즈니스 복장을 차려 입고 빨간 여행가방을 든 채 환하게 웃고 있는 아르노 회장의 사진을 게재하며 비꼬았다. 우파인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과거 한 국민이 자신과의 악수를 거부하자 신경질을 내며 "꺼져, 이 가난한 머저리야(Casse-toi, pov' con)"라고 쏘아붙인 적이 있다. 이 사건 이후 좌파 정치인이나 언론들은 사르코지 전 대통령을 비난하거나 조롱할 때 이 표현을 자주 인용하고 있다. 아르노 회장은 사르코지 전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이기도 하다.
사회주의 성향의 신문인 유마니테도 이날 1면에서 아르노 회장에게 "프랑스를 사랑하든지 아니면 떠나라"고 비판하는 등 프랑스 내에서는 아르노 회장에 대한 반감이 커지고 있다.
이는 아르노 회장이 벨기에로 귀화하더라도 프랑스에 세금을 꼬박꼬박 내겠다고 밝혔지만 프랑스인들은 아르노 회장이 프랑수아 올랑드 정부가 연간 100만유로 이상을 벌어들이는 고소득자들에게 75%의 세금을 물리기 전 벨기에로 도망치는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미 경제지 포브스에 따르면 아르노 회장의 재산은 전세계 4위로 410억달러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