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IPTV 성장세, 해외는'훨훨' 국내는'빌빌

유럽·美업체 시장공략 강화로 가입자 급증<br>한국은'지상파 재송신'등 발목잡혀 제자리


유럽과 미국의 인터넷(IP)TV 사업자들이 최근 가입자수와 매출을 두 자릿수 이상 늘리며 급성장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의 IPTV 사업자들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23일 국내외 IPTV업계에 따르면 프랑스텔레콤의 IPTV 및 위성방송 가입자수는 지난해 6월 153만5,000명에서 올해 267만명으로 74%나 급증했다. 이는 지난 3월(246만3,000명)보다도 20만명이나 늘어난 것이다. 이중 위성방송을 제외한 IPTV 가입자수는 약 220만명에 달한다. 텔레포니카도 IPTV를 포함한 유료방송 가입자수는 지난해 6월 202만명에서 1년만에 242만명으로 19.4%가 뛰었다. IPTV의 성장세는 유럽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발견된다. 미국 버라이즌의 IPTV 가입자는 지난해 상반기 140만명에서 지난 6월 250만명으로 110만명이 늘었고 AT&T의 '유버스(U-verse) TV' 역시 54만명에서 157만명으로 3배 가까이 수직 상승했다. 외국 IPTV의 이러한 성장세는 콘텐츠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프랑스텔레콤은 2ㆍ4분기 보고서를 통해 "1억5,600만유로(약 2,700억원)에 달하는 콘텐츠 구매가 경기침체의 영향을 상쇄하는 역할을 했다"며 "특히 지난해 하반기 도입한 오렌지 시네마 시리즈 채널과 TV 스포츠가 큰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해외 IPTV사업자들은 가입자수를 급속히 늘리며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사업자들은 좀처럼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다. 실제 올해부터 본격적인 상용서비스에 돌입한 우리나라 실시간 IPTV 가입자수는 KTㆍLG파워콤ㆍSK브로드밴드 3사를 모두 합쳐 이달 들어 겨우 65만명에 도달한 상태다. 사업자별로 봐도 ▦KT가 27만명 ▦LG데이콤 21만명 ▦SK브로드밴드 18만명에 불과하다. 유럽과 미국 주요 IPTV사업자과 비교해 거의 10분의 1 정도 밖에 안 되는 규모다. 주문형비디오(VOD) 가입자를 포함해도 184만명에 불과해 프랑스텔레콤 1개 사업자에도 못 미친다. 해외 사업자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콘텐츠 확보가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지상파와의 조속한 협상 마무리는 물론, 케이블TV에 있는 주요 프로그램 공급업체들의 IPTV로의 전환도 빠른 시간 안에 이루어질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현재 허가제로 묶여 있는 요금제 역시 신고제로 전환, 요금인하를 유도해야 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경우 지상파 재송신 갈등 등이 발목을 잡은 반면, 해외 사업자들은 공격적인 콘텐츠 투자를 계속하면서 차이를 벌리고 있다"며 "케이블TV의 견제 해소와 요금 자율 인상 등을 통해 우리나라 IPTV가 뛸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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