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매각이냐-홀로서기냐 하이닉스 진로촉각

■ D램시장 턴어라운드D램값상승등 호재에 독자생존론 다시 힘입어 7월 들어 D램 시장에는 ▲ 주력 제품의 변화 ▲ D램 값 추세 상승 등 D램 업체에 낙관적인 두가지 신호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과연 이 같은 턴어라운드 현상이 조만간 확정될 하이닉스반도체의 진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관심이다. 정부와 채권단은 여전히 매각 재추진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러나 D램 시장이 하이닉스 등 국내 업체에 절대적으로 유리하게 전개되고, 상승 기조도 중장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지며 독자생존을 주장하는 쪽의 발언이 힘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 턴어라운드 확인, 8월이 마지막 고비 최근 D램 고정거래가 협상에 앞서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상당히 좋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대폭은 아니더라도 5~10% 정도는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현실로 드러났다. D램 업체들은 16일로 끝난 협상에서 최근 주력으로 떠오른 고성능 DDR 가격을 10% 안팎 올리는데 성공했다. 이를 감안한 듯, JP모건은 이날 삼성전자 등 6개 D램업체의 투자등급을 상향 조정했다. 민후식 동양증권 팀장은 "시장이 턴어라운드에 진입한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 근거로 ▲ 재고량 감소 ▲ 고정거래가 상승 ▲ PC업체(수요처) 실적 상향 등을 들었다. 전문가들은 현 추세가 중장기 대세로 가는 1차 고비로 8월을 꼽는다. 7월 마더보드의 출하량 증가가 8월에도 계속되면 연말까지 기조가 이어질 수 있다는 것. 개인용 (전체의 30%)에서만 수요가 살아나고 있는 PC수요가 기업용 PC까지 이어질 타이밍도 관심이다. ▶ 초읽기 들어간 하이닉스 방향 설정 하이닉스 실사기관인 도이체방크는 최근 실사작업을 마무리, 외환은행을 찾아 중간 점검 작업을 거쳤다. 도이체방크의 실사보고서엔 최근의 D램 시장 동향에 대한 분석도 담긴다. 채권단 관계자는 "도이체방크의 분석 리포트가 이르면 다음 주말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우의제 하이닉스CEO(최고경영자) 내정자도 "도이체방크가 추천한 구조조정 방향에 상당부분 의존할 것"이라고 전했다. 진로 설정 작업이 막바지로 들어서며 정부ㆍ채권단ㆍ하이닉스ㆍ마이크론간의 설전이 다시 벌어지고 있다. 스티브 애플턴 마이크론 회장이 하이닉스와의 협상 재개를 밝힌데 이어 전윤철 부총리 겸 재경부장관도 지난 15일 매각 재추진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에 대해 하이닉스는 학계 인사 등을 중심으로 독자생존론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어 갈등이 다시 표면화할 조짐이다. ▶ 선분할ㆍ후매각 수순 밟을 듯 채권단 관계자는 "현 D램 시황은 일시적 현상"이라고 말했다. 여전히 매각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추진력은 올초에 비해 현저히 떨어져 있다는 것을 채권단 스스로 인식하고 있다. 특히 D램 시황에 대한 낙관적 기조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 운신의 폭을 좁히고 있다.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3~5개 사업군으로 우선 분할하고 나면 시간적 여유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D램 시황의 중장기 추세와 매각 조건 등을 꼼꼼하게 따져 중장기적 관점에서 방향을 모색할 것이란 설명이다. 결국 하이닉스의 진로는 '선분할ㆍ후매각'이란 원칙을 지키되, 매각 시기는 내년 이후로 넘어갈 공산이 커지고 있다. 마이크론으로의 재매각 성사 가능성 역시 최근 상황을 감안할 때 희박하다는 분석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김영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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