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창조경제 이끄는 기업] 삼성그룹, 대구 제일모직 옛터를 인재·벤처양성 메카로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

아이디어 → 창업 → 성장 → 세계화

C-랩 운영 직원 창조역량 키워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15일 대구 북구 옛 제일모직 본사 터에 조성되는 대구 창조경제단지 부지를 방문해 이재용(가운데)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인용 사장의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 임직원들이 경기도 수원 ''삼성 디지털 시티''에서 열린 사내 집단지성 시스템 ''모자이크'' 설명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대구는 삼성그룹의 모태인 '삼성상회(1938년)'와 우리나라 첫 근대적 기업으로 평가받는 '제일모직'이 설립된 지역이다. 지금의 '글로벌 삼성'을 있게 한 출발점인 셈이다. 대구 북구 칠성동 옛 제일모직 터(4만1,930㎡)는 현재 본관 2개동, 기숙사 7개동을 제외하고는 모두 철거돼 나대지 상태로 남아 있다. 지난달 15일 이곳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권영진 대구시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주요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대구센터) 출범식이 열렸다.

이날 대구센터 출범식을 계기로 삼성과 대구시는 제일모직 터를 중심으로 창조경제단지 조성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대구센터는 아이디어가 창업으로 이어지고, 성장 과정을 거쳐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 창조경제 생태계의 거점 역할을 하게 된다. 이날 박 대통령은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실패의 벽을 두려워하지 않고 창의성과 아이디어 하나만 가지고도 누구나 도전할 수 있고 성공할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은 이날 협약에 따라 창조경제 생태계 조성을 위해 △인재양성 △자금투자 △창업 활성화 △글로벌화 지원 등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우선 옛 제일모직 터를 활용해 대구에서 '제2의 청년벤처 붐'이 일어날 수 있도록 창업 활성화에 나선다. 대구센터에는 창업 초기 기업의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한 스타트업 지원센터와 소호(SOHO) 오피스, 예술창작센터 등의 시설이 들어선다. 또 삼성을 세계적인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킨 호암 이병철 삼성그룹 선대 회장의 경영철학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창업기념관 등 총 19개동(리모델링 9개, 복원 1개, 신축 9개) 규모의 대구창조경제단지가 조성된다. 단지는 내년 1월 말 착공해 이듬해 12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구센터 내에는 삼성의 '크리에이티브 랩(Creative-Lab)'이 구축돼 정보통신기술(ICT) 기기 테스트·인증, 첨단 정보기술(IT) 기기 신모델 체험 공간 등을 구축해 청년 벤처기업들을 지원하게 된다.

젊은이들의 상상력과 아이디어가 실제 창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삼성·대구시·금융권이 공동으로 200억원 규모의 벤처창업지원 펀드를 조성한다. 이 펀드는 초기 창업기업의 자금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아이디어를 창업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창의적인 인재 양성을 위해 삼성의 소프트웨어(SW) 교육 지원프로그램을 지역 초·중·고교와 대학 등에 확대 지원한다. 또 지역 청년벤처기업의 글로벌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삼성상생협력아카데미에 지역 전담 멘토가 배치돼 경영 멘토링을 실시한다.

대구시는 창조경제단지를 위한 별도의 태스크포스팀(TFT)을 만들어 각종 행정지원에 나선다. 또 삼성이 관심을 갖고 있는 물 산업과 의료산업 등 신수종사업의 대구 유치를 위한 전략도 마련하는 등 기업과 지자체 간 협력이 더욱 긴밀해질 전망이다.

삼성은 내부적으로도 창조경제를 구현하기 위해 삼성전자의 'C-랩' 같은 독특한 제도를 운용하며 기업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C-랩의 운영 계기는 기존 창의개발연구소의 '아이캔(eyeCan)' 프로젝트에서 비롯됐다. 아이캔 프로젝트는 2012년 루게릭병으로 전신마비 장애를 가진 이들을 위해 삼성전자 연구원 두 명이 자발적으로 안구마우스 개발에 나서 기존 수백만원대의 제품을 약 5만원에 제작하는 성과를 거둔 것을 말한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시각장애인을 위한 자전거도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창의와 도전'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더욱 많은 임직원으로부터 창의성을 이끌어내기 위해 같은 해 12월 C-랩 제도를 정식 도입했다. C-랩의 가장 큰 차별점은 자율성을 보장하고 실패를 용인한다는 것이다. C-랩 프로젝트 과제 공모전에서 선발되면 1년 간 현업 부서에서 벗어나 해당 프로젝트 팀 구성부터 예산 활용, 일정관리까지 자율적으로 할 수 있다. 올해 열린 C-랩 공모전의 경우 3,000여명의 임직원들이 아이디어를 제안했고 최종 선발 과정의 경쟁률도 200대 1이 넘을 정도로 치열했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임직원들의 높은 관심에 호응하기 위해 연 1회 공모전을 통한 과제선정에서 벗어나 연중 내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임직원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지난해 인도 방갈로르 연구소에 C-랩을 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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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이크'시스템 통해 아이디어 공유

삼성전자는 10만명에 달하는 국내 임직원들의 창의력을 십분 활용하기 위해 사내 집단지성 시스템인 '모자이크(MOSAIC)'를 지난 6월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모자이크는 임직원들의 창의적 아이디어 제안을 활성화하고 집단지성을 통해 아이디어가 창조적 성과로 이어지게 하는 시스템이다. 다양한 임직원들이 모여 큰 의미를 만든다는 뜻으로 임직원들이 직접 이름을 붙였으며 10월 중순 현재 하루 평균 4만명 이상의 직원이 꾸준히 참가하고 있다.

모자이크는 크게 △창의적이고 기발한 아이디어 공유 △업무 현안 토론·사내 전문가 조언 △임직원 온·오프라인 모임 지원 등 세 가지 부문으로 구성된다. 아이디어 공유 코너에는 지금까지 7,000건 이상의 아이디어가 제안됐고 이에 대한 댓글만 1만건 이상이 달릴 정도로 임직원들의 관심이 높다. 한 책임연구원이 현악기를 더욱 쉽게 배우는 방법에 대한 고민을 올리자 다른 직원들이 댓글로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고, 광센서를 활용해 스마트폰과 연계되는 디지털 악기를 만들어 보자는 내용으로 발전하는 식이다. 회사 측은 이 같은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기 위해 '인간과 음악을 더 가깝게 만드는 신개념 악기 제작'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했다.

업무 현안 토론·사내 전문가 조언 코너에도 6,000건 이상의 의견이 제안됐다. 특히 지난 7월1일부터 11일까지 진행된 '경영진과 함께하는 온라인 임직원 대토론회'에는 9만8,000여명의 국내 임직원 중 7만여명이 참여할 정도로 큰 호응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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