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쩍벌남(지하철에서 다리를 벌리고 앉는 남자를 이르는 속어)' 변신 미켈슨, 올해도 효과 볼까. 29일(한국시간) 개막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파머스인슈런스오픈에서 시즌 데뷔전을 치른 필 미켈슨(40ㆍ미국)의 확 달라진 퍼팅 자세가 눈길을 끌었다. 양발을 거의 모은 채 퍼트했던 그는 이제 스탠스를 어깨 폭 이상으로 넓히고 있다. PGA투어 통산 10승을 거둔 데이브 스톡턴(68)에게 지난해 9월 교정을 받은 결과다. 골프매거진에 따르면 스톡턴은 "이전까지 미켈슨의 스탠스가 너무 좁아 스트로크 중에 자세가 흔들리기 쉬웠다"면서 "바뀐 스탠스 덕에 더 정확한 궤도로 스트로크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립을 쥘 때 곧게 폈던 오른손(오른손잡이의 경우 왼손) 검지를 자연스럽게 굽히면서 팔뚝의 긴장감을 없앤 것도 또 다른 변화다. 세계랭킹 2위 미켈슨은 뛰어난 스윙과 날카로운 웨지 샷에 비해 퍼트가 약점으로 지적됐으나 올 시즌 어느 때보다 많은 승수를 쌓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말 퍼팅 교정 직후 투어챔피언십과 HSBC챔피언스를 잇달아 제패하기도 했다. 이날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인근 토리파인스GC 남코스(파72ㆍ7,568야드)에서 열린 1라운드에서 미켈슨은 버디 5, 보기 3개로 2언더파 70타를 쳐 공동 40위로 시작했다. 퍼트 수는 33차례로 많은 편이었지만 중요한 퍼트를 자주 성공시켰고 몇 차례는 홀을 돌아 나왔다. 최경주(40)는 이븐파로 공동 82위, 위창수(38)는 1언더파로 공동 57위에 자리했다. 까다롭기로 이름난 남코스에서 경기를 치른 미켈슨과 최경주ㆍ위창수의 성적은 무난한 편이다. 무명의 스콧 피어시(미국)가 남코스에 비해 2~3타 낮게 나오는 북코스(6,874야드)에서 8언더파 64타를 쳐 깜짝 선두에 나섰다. 상위 23명 가운데 남코스에서 플레이한 선수는 5언더파 공동 7위에 오른 로버트 앨런비(호주) 등 3명뿐이었다. 한편 미켈슨은 볼을 주차장으로 보낸 뒤 버디를 잡는 행운도 누렸다. 9번홀(파5)에서 드라이버로 친 볼이 왼쪽으로 크게 밀리더니 담장 너머 병원 임시 주차장으로 들어갔다. 미켈슨은 잠정구를 쳤으나 임시 주차장은 움직일 수 없는 장애물이라는 경기위원의 판정으로 벌타 없이 구제를 받았고 결국 3.5m 퍼트를 성공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