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뛰는 금값 때문에… 속타는 한은

金보유량 14톤 세계 최하위… "무수익자산 탓에 투자 한계"

금값이 오를수록 한국은행의 한숨은 깊어만 간다. 국제 금값은 온스당 1,600달러를 돌파하는 등 연일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지만 외화자산을 운용하는 한국은행의 금(金) 보유량은 극히 미미하기 때문이다. 급등하는 주식시장 개별종목을 하염없이 바라보며 발만 동동 구르는 개인투자자의 심정이라고나 할까. 국제 금값은 지난 2005년 2월 온스당 412달러에 불과했지만 2년5개월이 지난 2007년 7월에는 두 배인 800달러를 돌파했고 다시 4년이 경과한 지금은 1,600달러를 치고 올라갔다. 2005년과 비교하면 네 배가량 급등했다. 21일 세계금위원회(WGC)가 발표한 금 보유량 현황(7월 기준)에 따르면 한국의 금 보유량은 14.4톤으로 외환보유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2%에 불과하다. 7월 현재 국가 및 국제기구별 금 보유량은 미국이 8,133.5톤으로 가장 많았고 독일(3,401.0톤), 국제통화기금(2,814.0톤), 이탈리아(2,451.8톤), 프랑스(2,435.4톤), 중국(1,054.1톤), 스위스(1,040.1톤), 러시아(830.5톤) 등의 순이었다. 전세계 국가의 총 금 보유량은 3만683.6톤이었다. 한국의 금 보유량은 조사 대상 113개국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포르투갈이 84.8%로 가장 높았고 그리스(79.5%), 미국(74.7%), 독일(71.7%) 등의 순으로 높았다. 한은은 외환(3,044억달러)의 90.9%를 국채ㆍ금융채ㆍ자산유동화증권 등 유가증권에 투자하고 있고 7.3%를 예치금, 1.2%를 SDR 등에 투자하고 있다. 이처럼 금 투자비중이 낮은 것에 대해 한은의 외자운용 실무자는 "2004~2007년에는 한은이 적자상태에 있었고 2008년에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져 금에 투자하는 것이 사실상 어려웠다"며 "특히 금은 유가증권과 달리 무수익자산이어서 투자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금은 다른 자산이나 통화로 신속하게 바꾸기가 쉽지 않고 보유하는 동안 이자가 붙지 않는다는 단점도 있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금 비중을 확대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금융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대답을 해줄 수 없다"며 언급을 피했다.

관련기사



서정명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