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고속철 개통 100일…교통생활 '업그레이드'

고속철도가 9일로 개통 100일을 맞는다. 개통 직후 차량장애, 역방향 좌석 등 크고 작은 문제점이 지적됐으나 큰 사고없이 평균 정시율 98% 이상을 보이며 운행이 안정화되고 있다. 고속철 시대가 개막됨에 따라 기존의 항공이나 시외버스 등을 이용했던 승객들이 고속철도로 몰리고 고속철 정차역이 새로운 교통 및 산업 중심지로 떠오르는 등산업지형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 특히 고속철도 개통으로 천안, 대전권은 서울과의 시간적 거리가 수도권 외곽수준으로 단축되는 등 국민의 생활권이 크게 확대되는 효과를 낳고 있다. ◆수송대체 효과 `뚜렷' = 고속철 운행이 안정화되면서 과거 자가용을 직접 몰고 가거나 비행기 또는 고속버스를 이용했던 승객들이 이제는 고속철을 타고 이동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철도청은 고속철 개통으로 최근에는 하루평균 자가운전자 3만1천600여명, 항공기 승객 7천400여명 등 4만여명이 고속철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항공사들은 고속철 개통으로 승객이 줄 것에 대비, 개통전에 김포-대구를 주 97회에서 29회로 70%를 줄인 것을 비롯, 김포-부산, 김포-광주 등의 노선운항을 대폭축소했다. 고속.시외버스 업체들도 고속철 개통후 장거리 승객감소 추세가 뚜렷해지자 고속철과 경쟁하는 노선을 축소하고 대신 고속철과의 연계노선을 개발하려는 움직임을보이고 있다. 이에따라 육상 교통망으로서 고속철의 위상이 갈수록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며고속철 역사를 중심으로 주변 지역을 연결하는 연계 교통망이 크게 확충될 것으로전망되고 있다. ◆통근.생활권 확대 = 고속철 개통으로 전국이 반나절 생활권으로 좁혀짐에 따라 천안, 대전 등지에서 서울로 출.퇴근하거나 문화행사 등에 참가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다. 고속철이 운행되는 시간대에는 수도권과 천안, 대전권이 사실상 하나의 생활권으로 연결됐으며 이에따라 수도권과 천안, 대전권간 교통량이 크게 늘고 있다. 실제로 고속철 개통후 3개월간 전체 승객 607만5천458명중 천안-서울(용산,광명포함) 및 대전-서울 승객이 모두 56만7천469명으로 9.3%를 차지했다. 한편 기업들도 당일출장을 적극 활용하는 형태로 바꾸고 지방출장 여비규정도고쳐 고속철도 이용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기업체나 공공기관을 염두에 두고 마련한 단체할인 제도의 경우 아직 정식계약을 체결한 곳은 없지만 천안에 공장을 두고 있는 삼성SDI를 비롯, 대우건설, 한전, 대우전자, LG전자, 현대상선, KT 등 약 50개 업체가 단체할인 계약서를 가져갔으며 조만간 계약이 이뤄질 것으로 철도청은 내다보고 있다. ◆산업지형 변화도 `눈길' = 고속철 개통으로 충청권의 부동산 시장이 호황을누리는가 하면 대기업들의 충청권의 생산시설 확충이 본격화 되는 등 경제에 미치는효과도 만만치 않다. 특히 삼성은 아산 탕정지역에 크리스털 밸리 개발을 본격 추진하면서 삼성전자LCD사업본부를 이곳으로 이전했으며 LG도 오창과학단지를 차세대 제품개발의 산실로적극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대구, 광주, 익산 등 고속철 주요 정차역이 각 지역의 특성을 반영해 추진되는 산업클러스터 조성에도 중심지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남 무안지역을 비롯, 호남권의 관광객이 고속철 개통이후 30% 증가하고 고속철을 타고 한국의 주요 관광지를 돌아보는 일본, 중국, 동남아 관광객들이 늘고 있다고 철도청은 밝혔다. 더욱이 신행정수도 후보지로 사실상 결정된 연기.공주 지구가 호남고속철로 연결되면 충청권이 갖는 정치.경제.교통상의 위상이 크게 올라갈 것으로 교통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한편 대구에서 부산까지의 경부고속철 2단계 공사가 예정대로 2010년에 끝나고2015년 수서-향남 신선 건설 등 호남고속철 공사가 단계적으로 진행되면 명실상부한고속철 시대가 만개할 것이라고 정부관계자는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신삼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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