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컴퓨터특집] '컴퓨터시장이 살아난다'

「컴퓨터가 많이 팔린다」컴퓨터시장이 다시 뜨고 있다. 졸업·입학 시즌을 맞은데다 업체들의 판촉전까지 가세하면서 갈수록 열기를 더해 가고 있다. 지난해 컴퓨터시장이 IMF의 직격탄을 맞아 극심한 침체를 겪은데 비하면 「지옥에서 천당으로」다. 컴퓨터시장의 회복 징조는 지난해말부터 감지됐다. 일부 품목의 경우 제품이 없어 못파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품절사태는 업체들이 수요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한 탓이다. 한편으론 구매심리가 풀렸다는 신호탄이기도 하다. 지난해 컴퓨터시장은 사상 최악이었다. 판매대수가 확 줄었다. 97년 컴퓨터는 175만대 팔렸으나 지난해는 110만대에 불과했다. 한마디로 날개를 꺾인 꼴이었다. 판매 감소는 우리나라에 컴퓨터가 보급된 이래 처음 나타난 현상. 주저앉을 것만 같던 시장은 지난해말을 바닥으로 다시 살아나고 있다. 용산전자상가 컴퓨터매장엔 최근 손님들이 북적이고 있다. IMF의 삭풍이 몰아치던 지난해 1월과 비교해 150~200% 판매가 늘어난 업체도 적지 않게 생겨났다. 특히 인텔 셀러론 CPU를 탑재한 저가 PC를 찾는 실속파들이 크게 늘어났다. 졸업·입학시즌을 맞아 컴퓨터가 선물로 인기를 끌면서 판매 증가를 견인하고 있다. 사회진출은 준비하는 초년병에게 「컴퓨터가 필수」라는 인식이 널리 퍼진 것도 시장 회복의 중요한 요인이다. 한국정보산업연합회는 올해 PC시장이 10~20% 늘어나 연간 130만대 수준에 달할 것이라는 예상을 최근 내놓았다. 업체들에게는 희망의 빛이다. 컴퓨터 업체들이 이 때를 놓칠 리 없다. 삼성전자, 대우통신, 삼보컴퓨터, LG-IBM 등 컴퓨터업체들은 데스크톱PC 신제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사라져가던 소비자들의 「컴심(心)」을 다시 잡기위한 안간힘이다. 삼성은 컴퓨터 교육, 대우는 보안, 삼보는 무상 업그레이드, LG-IBM은 톡톡튀는 디자인 등으로 제각기 마케팅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모빌컴퓨팅이 활성화하면서 수첩크기의 핸드PC는 올해 시장 저변이 형성될 전망이다. 국내최초로 핸드PC를 선보인 LG전자는 풀컬러 화면의 「모빌리안 익스프레스」를, 삼성전자는 최신 OS를 탑재한 「E-고노트」 출시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기업의 설비투자 감소로 극심한 침체를 겪은 중대형 컴퓨터업체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설비투자가 회복될 기미는 아직 크게 감지되지 않지만 중대형 업체들은 30% 이상의 매출신장 목표를 정해놓았다. 업계에서는 총소유비용(TCO) 절감이 기업의 생존요건으로 부각되고 구조조정의 여파가 아직은 거세기 때문에 적은 투자비로 최대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시스템이 각광받을 것으로 보고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매킨토시 컴퓨터만 판매해 왔던 엘렉스컴퓨터는 「내맘대로 PC」라는 완전주문형 데스크톱 PC를 내놓고 시장에 새로 뛰어들었다. 이에 따라 좁은 시장을 두고 업체들의 경쟁이 가열되면서 경쟁사의 시스템을 갈아 치우는 윈백(WINBACK)현상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윈백현상은 하이엔드 유닉스시스템이 메인프레임을, 윈도NT서버가 저가 유닉스시스템을 걷어내는 현상. 그러나 올해는 윈백현상이 여기서 그치지 않고 모든 컴퓨터 상품분야에서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문병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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