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중국의 FTA제의 긍정 검토해야

중국 정부가 우리나라에 자유무역협정(FTA)의 체결을 서두르자고 요청해 관심을 끌고 있다.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지난 6월 베이징에서 열린 이해찬 국무총리와의 회담에서 민간차원의 공동연구가 어느 정도 진전되면 정부간에도 협상을 하자고 제안했다는 소식이다. 한ㆍ중 FTA는 지난 3월부터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과 중국 국무원 산하 발전연구센터 사이에 민간차원의 공동연구가 진행되고 있을 뿐 아직 정부차원의 교섭은 없는 상황이다. 원자바오 총리의 제안으로 정부간 협상이 시작될 경우 추진속도는 빨라지고 성사가능성도 매우 높아질 전망이다. 우리나라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의 FTA는 내수부진과 새로운 시장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경제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특히 원자바오 총리가 우리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주요 농산물은 일단 협상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다는 뜻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끌고 있다. 중국이 FTA협상을 서두르고 있는 것은 우리나라와의 교역확대 등을 꾀하는 것이지만 그 이면에는 일본과 경쟁을 벌이고 있는 아시아지역에서의 경제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중국과 FTA추진을 서두를 경우 독도영유권분쟁으로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 일본과의 FTA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경제에서 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우리 현실에서 FTA의 필요성은 절대적이다. 그러나 전체 수출에서 FTA를 통해 이뤄진 수출총액의 2.6%에 불과, 중국의 6%나 일본의 5.8%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정부는 오는 2007년까지 전세계 50개국과 FTA를 체결하고 15개국과 발효를 목표로 동시다발적인 협상을 추진한다는 방침이지만 이렇다 할 진전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2004년 칠레와의 FTA후 싱가포르ㆍEFTA(유럽자유무역지대전략)와 협정을 체결, 국회비준을 앞두고 있긴 하지만 중국은 물론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 크게 미흡한 실정이다. 관세장벽을 철폐해 상호무역을 증진하자는 취지에서 출발한 FTA가 새로운 무역블록으로 변모하고 있는 만큼 정부는 중국의 협상제의를 계기로 FTA추진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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