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시스」 CPU·주기판 구입 2년후부터핵심부품의 무료 업그레이드를 보장하는 PC 판매제도가 국내에 첫 등장했다.
삼보컴퓨터(대표 이홍순)는 다음달 초 부터 PC를 구입한 지 2년∼2년3개월 안에 PC 가격의 20∼25% 정도를 차지하는 CPU(중앙처리장치) 및 주기판을 무상으로 교체해 주는 보장판매를 실시한다고 28일 발표했다.
이번에 적용되는 제품은 이 제도와 때를 맞춰 내놓는 데스크톱 PC 「드림시스 61 체인지 업PC(일명 「박찬호PC」)」로 삼보는 앞으로 8개월 마다 보장형 제품을 지속적으로 내놓을 방침이다. 삼보는 보장기간 동안 구보장형 PC에 신보장형 PC의 CPU와 주기판을 무상으로 업그레이드해 주기로 했다.
이 제도는 CPU 등 PC 관련 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PC의 제품수명주기가 1년을 채 넘기지 못하는 상황에서 소프트웨어 등의 업그레이드 비용만을 지불하고 한대의 PC로 최대 4년 이상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정철 부사장은 『이 제도는 실용성 없는 특정기술을 내거는 「눈가리고 아웅식」의 기존 판매방식을 벗어나 본질에 충실하겠다는 방침에서 마련됐다』며 『불황으로 주춤하고 있는 PC에 대한 수요를 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삼보는 무료 업그레이드 비용을 제품가격에 포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은 수거되는 CPU와 마더보드를 이용, 저가형 제품을 만들어 국내외에 판매해 충당할 계획이다.
삼보는 이 제도도입과 함께 부착형이라는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의 고정관념도 바꾸었다. 신제품은 초보자도 쉽게 넣다 뺄 수 있는 프론트로딩방식의 착탈식 HDD를 채용, 한대의 PC를 2∼3 사람이 활용할 수 있다. 삼보는 대리점을 통해 HDD를 별도판매할 계획이다.
신제품은 펜티엄Ⅱ 2백33㎒ 프로세서를 비롯해 32MB SD램, PCI 방식의 비디오메모리 4MB, 착탈식 3.2GB HDD, 5백12KB 캐시 메모리, 56Kbps 모뎀 등을기본으로 내장하고 있다. 가격은 4160(2세대 DVD드라이브 채용) 3백13만원, 4150(24배속 CD롬 드라이브) 2백69만원(부가세 모니터별도).<김기성 기자>
◎해설/소비자중심 판매제도 확산 ‘기폭제’
이 제도는 「업그레이드의 불모지」로 여겨져온 대형 PC업체의 관행을 소비자 중심으로 돌려놓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동안 PC 신제품은 ▲그린컴퓨터 ▲DSVD ▲TTS ▲인터캐스트 ▲얼굴인식 등 업체들이 내건 슬로건에서 볼 수 있듯 겉만 화려했다. 소비자들은 정작 업그레이드 등 필요한 서비스를 받지 못한채 업체들의 판매경쟁에 정신없이 휘말려 왔다.
따라서 「한대의 PC를 최대 4년까지 사용할 수 있다」는 삼보의 보장판매 전략은 획기적이란 평가을 받을 만 하다. 삼성 대우 LGIBM 현대 등 경쟁업체들도 팔짱만 끼고 있을 상황은 아니라는 게 업계관계자들의 시각이다. 결국 이 제도는 PC시장에 소비자 중심의 문화를 확산시키는 기폭제로 작용할 전망이다. 물론 삼보의 전략에는 ▲극심한 경기침체 ▲대기업 공세 등을 해결하려는 자구의지가 강하게 깔려 있다.
올들어 PC업체가 수익을 내는 홈PC 시장의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감소했다. 더구나 삼성 대우 LGIBM 현대 등 자본력을 갖춘 대기업의 공세가 거세지면서 삼보의 입지는 갈수록 약화되고 있다. 전문업체인 삼보 입장에서는 이런 추세를 돌려놓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또 삼보는 기존판매방식에 대한 스스로의 비판이 자신들에게 되돌아오지 않도록 해야하는 숙제를 안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