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공천 물갈이 천명에 與 뒤숭숭

현역교체 '5%P 룰' 나돌자 강남·영남 의원들 강력 반발<br>朴비대위원장 "일체 기득권 배제"

박근혜(가운데)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서울 여의도동 한나라당 서울시당에서 열린 신년 인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당 쇄신의 초점을 공천개혁에 맞추면서 3일 대대적인 공천 물갈이를 천명하고 나섰다.

박근혜 위원장이 '일체의 기득권을 배제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당내에서는 지역의 당 지지도보다 5%포인트 이상 낮은 현역 의원은 교체한다는 문건까지 나돌고 있다. 이 경우 전통적인 한나라당 텃밭으로 당 지지도가 높은 편인 서울 강남과 영남권 의원들이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 해당 지역 의원들이 반발하는 이유다.

박 위원장은 이날 위원장이 된 후 처음으로 한 라디오 정당대표 연설에서 "저를 비롯해 한나라당 구성원이 가진 일체의 기득권을 배제하겠다. 그동안 우리 정치는 매번 개혁과 혁신을 한다고 하면서도 번번이 주저앉고는 했는데 국민의 눈높이가 아닌, 정치권 내부의 논리를 버리지 못한 결과"라고 비판했다.


박 위원장의 언급에 대해 당내는 친박근혜계가 많은 영남을 비롯해 친이계 의원이 속한 서울 지역에 보내는 메시지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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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교체를 위한 구체적인 방법도 등장했다. 당 여의도연구소가 지난해 작성해 당에 제출한 '공천준비 관련 검토의견'을 보면 자기 지역의 당 지지도보다 의원 개인의 지지도가 5%포인트 이상 낮으면 교체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이 경우 당 지지도가 높은 서울 강남3구(강남ㆍ서초ㆍ송파), 대구ㆍ경북, 부산ㆍ경남 등 영남권의 의원은 서울 강북 지역에 비해 불리하다는 게 해당 의원들의 불만이다. 특히 영남권의 친박계 의원들은 18대 총선 공천에서 당 지지도와 개인 지지도를 비교한 '교체지수'를 공천에 자의적으로 활용해 공천학살을 당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영남 출신으로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가 한나라당에 복당한 한 의원은"18대 공천에서 떨어뜨릴 사람에게는 교체지수를 적용하고 붙여줄 사람에게는 교체지수와 지역주민 여론 등을 종합했다는 의심을 갖고 있는 의원이 상당수인데 5% 공천룰도 그 같은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고 꼬집었다. 강남 출마를 준비 중인 한 비례대표 의원도 "5%를 기준으로 잡으면 100% 교체 대상일 것이다. 현재 한나라당 지지도가 35% 정도 될 텐데 그보다 높은 지지율을 보이는 의원은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반대로 서울 강북 등 당 지지도가 심각하게 낮은 경우 5%룰에 따라 현역 의원을 재공천하는 부작용도 생긴다. 권영세 사무총장은 "서울 강남과 영남권에 불리한데 그대로 적용한다면 물갈이를 하려는 것 아니냐는 반발을 살 것이고 이 같은 사실을 비대위원들도 고려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여의도연구소는 검토의견에 ▦재판에 계류 중이거나 ▦재공천시 여론 악화로 선거 판세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을 경우 ▦지역주민의 교체지수가 현저히 높거나 ▦당세 확장에 도움이 되는 외부 영입인사가 희망하는 경우 현역 의원을 공천하지 않는다는 추가 원칙도 제시했다. 여의도연구소는 또 총선 공천에서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를 도입하되 현역 의원의 프리미엄을 없애기 위해 현역과 도전자 간 1대1 구도로 치르는 방안도 제시했다.

그러나 신임 여의도연구소장인 김광림 의원 측의 한 관계자는 "공천과 관해서는 절대평가 기준만이 제시됐을 뿐 추가적인 보완을 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임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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