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박주봉 대주·KC 회장 "베이비부머 채용, 1석3조죠"

회사는 숙련인력 확보, 근로자는 직장 유지, 국가는 내수·세수 늘어 좋고

60세 넘긴 분도 충분히 건강해 젊은이 비해 생산·효율성 높아

임금피크제 정착… 정년도 없애

50세 이상 30% 대주중공업, '중년고용우수기업' 표창 결실


"중소기업 현장에서는 일할 사람을 구하기 어려워 외국 인력을 데려다 쓰고, 이마저도 충분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랜 경험과 연륜을 쌓은 장년층 인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일할 사람이 없어 공장을 가동하지 못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숙련된 인력을 확보해서 좋고, 근로자들은 나이가 들어서도 직장을 유지할 수 있고, 이들의 소득이 소비와 세수로 연결되고 국가 경제에도 도움이 되니 '1석3조'라고 할 수 있지요."

박주봉(57·사진) 대주·KC그룹 회장은 23일 서울 마포 사무실에서 기자와 만나 "은퇴 연령에 본격 접어들고 있는 베이비부머(1946~1965년생) 세대들의 경륜과 기술, 지식을 활용할 수 있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며 "요즘 의료 기술의 발달 등에 힘입어 60세를 넘기신 분들도 충분히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만큼 이들 장년층 노동력을 적극 수용하고 활용하는 노력이 정부는 물론 산업 현장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의 이런 경영 철학과 실천 노력에 힘입어 대주·KC그룹 주요 계열사인 대주중공업은 이날 고용노동부가 선정하는 '중년고용우수기업'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인천(본사, 물류사업부)을 포함해 충남 당진공장(철구사업부), 충남 공주공장(STS사업부) 등 3개 사업장을 갖고 있는 대주중공업에는 50세 이상 근로자가 전체의 30.5%(212명)에 달한다. 특히 생산직 분야에서는 50대가 117명, 60대가 38명, 70대 3명이 일하고 있다. 관리직에서도 50대 40명, 60대 12명, 70대 이상 2명이 오랜 경험과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전수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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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회장은 "해당 분야에 경험과 연륜이 쌓인 장년층 근로자의 경우 경험적으로 미숙한 젊은이들에 비해 오히려 생산성이나 효율성이 높다는 사실을 수치로도 확인할 수 있다"며 "요즘 법적으로 정년을 60세로 정하고 있지만, 70세가 넘어서도 열정적으로 일하는 분들이 우리 회사에는 많이 있다"고 소개했다.

이 회사는 정년인 60세가 지나면 매년 10%씩 임금을 줄이는 임금피크제를 2012년 10월 도입, 정년 직전 연봉의 70%를 주고 있다. 연구개발(R&D) 인력과 공정·장비 엔지니어에게는 '정년 후 연장근무제도'를 선택할 수 있게 해 정년을 없앴다. 이처럼 제도적, 문화적 시스템이 성공적으로 정착되면서 대주중공업 근로자들은 건강만 허락한다면 숙련된 기술을 바탕으로 직장을 계속 다닐 수 있게 됐다.

임금피크제, 정년연장 등으로 노련한 기술과 노하우에 근로 안정성이 더해지자 생산성은 더욱 높아졌다. 실제로 대주중공업은 지난 2011년 3,560억원이던 매출이 지난해에는 4,150억원으로 늘어나는 등 임금피크제 이후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박 회장은 "최근 대기업에서 은퇴하거나 장군으로 예편한 분들이 중소기업 일자리가 없냐고 물어보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일할 사람이 없어서 외국 인력 수급에 의존하고 있는 중소기업들과 일자리가 없어 고충을 겪고 있는 은퇴 전후의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잘 매칭된다면 제조 현장의 인력 문제 해결은 물론 정부의 중요 정책 목표인 고용률 70% 달성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직업이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하지 경비를 하느냐, 화이트칼라 전문직이냐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며 "건강이 허락하는 동안 자신의 힘으로 돈을 벌어 살아가고, 그렇게 번 돈으로 세금도 내고, 소비도 하면 국가 경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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