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그룹의 총수나 최고경영자(CEO)들이 계열사 주식 매매를 통해 대부분 이익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대주주 지분 정보제공업체인 에퀴터블(www.equitable.co.kr)은 17일 50대 기업집단의 주요 오너 48명을 대상으로 지난 2001년 1월부터 올해 5월까지 계열사 주식 매매에 따른 손익(매매 후 주가 변동에 따른 잠재 손익 포함)을 분석한 결과 73%인 35명이 이익을 냈다고 밝혔다. 35명 중 1억원 이상의 이익을 본 사람은 26명이었다.
주식 매매로 가장 많은 이익을 낸 오너는 허창수 LG건설 회장으로 738억3,000만원이었다. 허 회장은 대표적으로 2002년 4월8일~2003년 2월14일 LG건설 주식을 집중적으로 사들인 뒤 주가 상승으로 445억원의 평가이익을 냈으며 2002년 11월28일~2003년 2월12일 LG카드 지분을 장내 매도한 후 LG카드의 주가가 급락해 332억원의 잠재손실을 피할 수 있었다.
2위는 박문덕 하이트맥주 회장으로 691억5,000만원의 이익을 냈다. 박 회장은 2001년 7월24일~2002년 2월8일 외국계 증권사로부터 장외에서 하이트맥주 주식을 대량 매입한 뒤 주가 상승으로 722억원의 평가이익을 본 반면 2002년 11월14일~12월11일에는 같은 주식의 장내 매도해 주가 하락으로 31억원의 잠재 손실을 봤다.
3위는 부당 내부 거래와 분식 회계 혐의로 구속ㆍ수감 중인 최태원 SK 회장으로 203억1,000만원이었다.
이어 정몽구 현대차 회장(49억6,000만원)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48억2,000만원)이 4~5위를 차지했다.
반면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계열사 주식거래에서 133억원의 실제 및 잠재 손실을 기록했고 구본준 LG필립스LCD 사장은 LG투자증권 매수 등으로 208억원의 손실을 봐 48명의 오너 중 가장 큰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용기자 jyle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