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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위기의 후폭풍,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여파로 2010년 부동산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심한 부침을 겪었다. 주택 매매시장에서는 거래실종 상태가 장기간 지속됐고 신규 분양물량 급감 속에 전셋값이 급등했다. 대체상품으로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이 인기를 끌었고 1~2인 가구 증가로 도시형 생활주택 공급이 많이 이뤄졌다. 올 한해 부동산시장을 움직인 주요 이슈를 정리해본다. ■ 전셋값 고공행진
수천만원 이상 급등 단지 속출… 강남 전세가율 56개월來 최고 올해 부동산시장의 가장 큰 이슈는 다름아닌 전셋값이었다. 35만가구의 신규 입주물량이 공급됐지만 집값 약세가 장기화하면서 전세시장에 수요가 집중돼 연초 대비 수천만원 이상 보증금이 급등한 곳이 속출했다. 방학 등 특정 시기에 몰리던 이사 수요가 1년 내내 계속 이어지면서 전셋값 상승은 서민 주거안정을 위협했다. 이에 따라 지난 11월 서울 강남 11개 구의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의 비율은 42.1%로 2006년 3월 42.6%를 기록한 후 5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내년에도 입주물량이 올해 대비 절반 가까이 줄어든 18만가구에 불과해 전셋값 불안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 얼어붙은 거래시장
집값 하락세에 거래도 급감… 수도권 작년比 34%나 줄어 올해 수도권 주택시장은 거래ㆍ가격 모두 예년에 비해 침체기를 겪었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지역과 수도권의 아파트 값은 각각 -2.54%, -3.76%를 기록해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2.22%, -0.13%) 이후 2년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으며 낙폭도 커졌다. 값이 하락하면서 거래량도 급감했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올해 1~11월까지 전국의 아파트 거래량은 총 41만7,736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 51만3,113건 대비 19% 감소했다. 이 가운데 수도권의 실거래량은 총 12만519가구로 지난해 대비 34%가 줄었다. 다만 비강남권 DTI 한시폐지를 골자로 한 8ㆍ29대책 발표 이후 급매물이 소진되고 가격도 상승세로 돌아서며 거래는 다소 회복세를 보였다. ■ '미니'주택이 떴다
수익형 부동산으로 자금 몰려… 도시형 생활주택 등 인기몰이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 유동자금이 수익형 부동산인 오피스텔로 몰렸다. 동부건설이 분양한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용산'이 42.4대1, 대우건설이 공급한'잠실 푸르지오 월드마크'가 49대1의 평균 경쟁률을 각각 기록하는 등 소형 오피스텔이 특히 높은 인기를 끌었다. 도심권 1~2인 가구를 위해 도입한 도시형생활주택도 인기몰이를 했다. 현대아산이 지난달 분양한 '현대 웰하임'은 267가구 공급에 1,619명이 청약해 6.1대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다. 한미파슨스가 10월에 공급한 '마에스트로'도 10대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다. 도시형 생활주택 건설 물량은 지난해 1,580가구, 올 상반기 4,049가구를 기록했으나 7~10월 석 달 동안 무려 9,208가구가 지어지는 등 최근 들어 급증 추세를 보이고 있다. ■ 살아난 지방 청약시장
부산 등 1순위 마감 잇따라… 미분양도 19개월 연속 감소 수도권 부동산시장의 침체 속에서 먼저 회복세를 보인 곳은 지방 대도시였다. 높은 청약 경쟁률로 1순위 마감하는 단지가 잇따라 나오는가 하면 미분양도 19개월 연속 감소하며 7만가구 밑으로 떨어졌다. 이는 지방 미분양이 가장 많았던 2008년 12월 기록한 13만9,000가구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주택가격 역시 부산이 올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는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강세를 보였다. 부산은 내년 4월 부산ㆍ김해 경전철 개통 등 개발호재 등으로 15개 구와 1개 군 모두 상승세를 보였고 경남ㆍ전북의 상승세도 눈에 띄었다. 아파트 시가총액에서도 40조여원이 감소한 수도권(1,322조3,972억원)에 비해 지방(416조8,118억원)은 14조5,954억원 늘었다. ■ 보금자리가 주도한 수도권 공급
강남권 쏠림에 입지따라 희비… "민간 분양시장 위축" 비판도 민간분양 물량 급감 속에 보금자리주택의 공급은 계속 이어졌다. 위례신도시(3월)에 이어 보금자리주택 2차지구(5월)와 3차지구(11월) 사전예약이 진행돼 3만6,000가구가 공급됐다. 2차지구의 경우 서울 강남지역을 제외하고는 낮은 청약 경쟁률을 보이며 미달되는 단지가 나오기도 했다. 시범지구 사전예약에서는 반값 아파트, 로또 등으로 불리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지만 강남권 쏠림 현상이 지속되는 등 입지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부동산 경기침체로 분양가가 주변시세와 비슷해지면서 보금자리주택의 최대 장점인 가격 경쟁력이 약화됐다는 분석이다. 보금자리주택 공급은 특히 민간 시장을 위축시킨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 휘청거린 대형 PF사업
용산·판교 등 사업 잇단 차질… 양재 복합터미널은 파산 신청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대한민국 부동산 지도를 바꿔놓을 것으로 기대됐던 초대형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이 곳곳에서 휘청거렸다. 용산 국제업무지구, 판교 알파돔시티 등 굵직한 PF사업들이 잇따라 차질을 빚은 가운데 2조원 규모의 양재동 복합터미널 PF사업이 파산을 신청했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현재 진행 중인 공모형 PF사업은 총 50여건으로 전체 사업규모가 120조원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10여곳은 이미 사업이 중단 또는 취소됐고 나머지 대부분도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단군 이래 최대사업으로 꼽히는 31조원 규모의 용산 국제업무지구 사업은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을 앞두고 부채비율이 급등할 것을 우려한 출자사들이 지급보증을 거부하면서 사업계획을 다시 짜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