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한솔그룹/도전… 진취… “청년정신” 무장(재벌)

◎사원 평균연령 30세 “실패 불허” 패기 자랑/사람·기술·미래 내세워 재계 10위 도약 겨냥/30대그룹중 유일하게 총수없이 전문경영인 자율경영『25세에 보어전쟁에 참가, 뜨거운 조국애를 바탕으로 역사를 승리로 이끈 영웅 처어칠. 28세에 상대성이론을 발표, 20세기 문명의 기틀을 마련한 위대한 지성 아인슈타인. 29세에 집과 의사직업을 버리고 오지의 아프리카로 떠나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된 인류의 영혼 슈바이처. 그들은 위인이기 이전에 모두 위대한 정신을 가진 청년이었습니다.』 지난해 「30살 청년」이 된 한솔그룹의 TV 광고 내용이다. 「청년정신」. 이는 한솔의 정신이다. 한솔문화의 상징이다. 지난 91년 삼성그룹에서 분리될 당시 한솔맨들이 갖던 막연한 불안감은 이 정신을 통해 「힘있는 그룹」「비전있는 기업」으로 변신할 수 있었다. 청년정신은 용기와 지성, 사랑이다. 특히 청년정신은 한솔이 앞으로 펼치는 모든 영역에서 최정상에 서기 위한 가장 요구되는 덕목으로 패기, 도전의식, 진취적 기상등 우리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사회적 메시지이기도 하다. 한솔이 추구하는 청년정신은 청년이 갖고 있는 모든 긍정적 요소의 총화다. ▲미래를 향한 용기와 개척정신 ▲인류를 향한 사랑과 지혜 ▲푸르고 깨끗한 마음 ▲진취적 행동의 의미를 담고 있다. 이는 한솔이 청년정신이 살아있는 기업, 믿을 수 있는 기업으로 인식될 때 우리시대의 진정한 최우량 기업으로 올라설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기도 하다. 이같은 도전적이고 진취적인 청년정신은 한솔그룹의 곳곳에 깊이 자리해 있다. 우선 한솔은 젊다. 지난 91년 11월 「독립경영」을 선언한지 갓 5년이 지났다. 물론 그룹의 모기업인 전주제지가 지난 65년 새한제지로 창립돼 분리당시까지 25년이란 역사를 간직해 왔지만 현재 그룹을 이끌어가는 주체는 한솔로 탈바꿈 한 뒤 들어온 젊은이들이다. 이들은 한솔이라는 거함을 지탱하며 이끌고 있다. 사원들의 평균 연령은 30세에 불과하다. 30대그룹 가운데 가장 젊다. 패기만만하고 남다른 도전정신을 갖고 있다. 이들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모험을 겁내지 않는다. 숱한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결국 제 갈길을 찾아가는 것을 미덕으로 여긴다. 이들은 이것을 성공이나 승리라고 부른다. 한솔은 단기간에 많은 것을 일궈냈다. 분리독립 당시 3천3백억원에 머물던 그룹매출액은 92년 4천4백억원, 93년 5천억원, 94년 1조1천억원, 95년 2조원으로 무려 7배 가까운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 지난해는 약 3조원의 자산으로 국내 대규모 기업집단 중 22위에 올라 재계를 놀라게 했다. 매출 또한 3조1천억원을 달성해 95년보다 1조원 가량 늘어났다.계열사는 20개. 한솔은 이같은 급신장의 비결이 바로 그룹문화의 상징인 청년정신이라고 말한다. 의사결정이 신속하고 용감한 젊은 기업이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것이다. 특히 오는 2001년에는 ▲제지 5조원 ▲정보통신 2조5천억원 ▲기타 3조3천억원의 매출등 모두 10조원의 매출을 달성해 재계 10위권에 진입한다는 야심찬 비전을 제시했다. 경영 스타일도 젊음답게 공격적이다. 제조업체 가운데 가장 먼저 주 5일 근무제도를 도입하려 했으나 다른 기업들의 비판으로 시행을 연기하기도 했다. 다만 생산직의 경우 8일 중 6일을 근무하는 4조 3교대 제도를 시행해 주 5일제나 거의 다름없는 시스템을 갖고 있다. 한솔의 청년정신은 사업다각화 측면에서도 잘 드러난다. 제지일변도에서 탈피, 정보통신을 한 축으로 사업구조 재편을 단행했다. 그 결과 누구도 예상못했던 「황금알을 낳는 거위」 PCS사업권을 당당히 따냈다. 이 사건은 한솔의 저력을 다시한번 일깨워준 동시에 한솔의 존재를 국민속에 심었다. 한솔PCS는 오는 98년 본격적인 서비스실시를 위해 여념이 없으며 한달에 수십명에 이르는 신입과 경력사원을 뽑고 있다. 그러나 경력사원과 공채사원의 불협화음으로 한솔PCS의 삐걱거림은 찾아보기 힘들다. 바로 사람을 제일로 중시하는 한솔의 경영이념 때문이다. 한솔의 경영이념은 일반기업과 다른 점이 많다. 정직, 열정, 신의 등으로 대변되는 그룹총수들의 철학내지 가치관으로 굳어진 경영이념이 아니다. 한솔은 험한 세상을 헤쳐나가고 초우량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가장 절실한 것 세가지를 채택하고 있다. ▲한솔은 사람이다 ▲한솔은 기술이다 ▲한솔은 미래다가 바로 그 것. 처음 듣기엔 생소하지만 이 이념이 청년정신과 더불어 현재의 한솔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 수 있다. 이는 한솔이 사람을 기업의 주체이자 경영의 첫째가는 자원으로 인식, 사람을 통해 기업의 성장을 도모하고, 사람에게 꿈과 보람을 안겨주는 경영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한솔은 사람에 대해 엄청난 투자를 한다. 입사전부터 서바이벌이라는 독특한 채용방식으로 대학 3학년생들을 대상으로 인재를 선점한 뒤 1년동안 무료로 어학, 컴퓨터, 장학금, 운전연수, 해외연수에 이르기까지 전폭적인 지원을 한다. 댓가는 없다. 졸업할 때 입사해도 그만, 다른 회사로 가도 그만이다. 그러나 대부분 한솔에 입사한다. 한솔의 인재 제일주의가 말뿐이 아니라는 것을 몸소 체험했기 때문이다. 입사후에도 투자는 계속된다. 임금수준 최고대우보장, 자기계발 지원, 연금지원등 다른 기업과는 확실히 차별화된 복지후생제도와 어학교육, 해외연수, 직능교육, 기본교육등 쉴새없이 제공되는 인재개발 프로그램등이 이어진다. 한솔에 입사하는 젊은이들은 모두 사람에 대한 전폭적인 투자에 대해 크게 만족하고 있다. 그리고 자랑스러워 한다. 이밖에 한솔은 끊임없는 기술혁신을 통해 21세기 초우량기업 실현이라는 비전을 달성하는 경영을 추구하며 결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변화를 적극 수용하는 자세로 미래를 향해 도전하고 개척해 나가고자 한다. 기존의 발상으로는 생각하기 어려운 경영이념이다. 젊기에 가능하고 한솔이기에 가능했다. 특히 그룹회장의 「독선」이 없기에 가능했을 지 모른다. 한솔그룹은 30대 기업중 유일하게 총수가 없다. 철저한 전문경영인 중심의 책임경영 체제이다. 그룹 기조실등 별도의 조직을 두지 않고 각사의 자율적인 경영을 최대한 보장하고 있으며 그룹 전체의 중요한 의사결정은 각 계열사 대표이사들로 구성된 사장단 회의에서 담당한다. 그룹오너인 이인희 고문이 있지만 대형투자나 임원인사만 챙기고 그밖의 사항들은 전문경영인들에게 맡긴다. 그러나 이고문은 근로자들의 작업복 디자인만은 직접 살펴보고 결정한다. 『작업복은 복지와 사람에 관계되므로 오너가 직접 챙겨야 한다』는 것이다. 「한솔은 사람이다」라는 경영이념이 오너에서부터 뿌리 깊게 자리잡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같은 자율경영과 사람 제일주의의 경영이념, 도전적이고 창조적인 청년정신을 바탕으로 한 기업정신이 최근 대학생 입사 선호순위에서 한솔이 수위를 차지하는 이유가 아닐까.<홍준석> ◎한솔청년정신 탐사단/케냐서 구 동독까지 한달동안 여행/전쟁·기아·이데올로기 등 현장체험 한솔그룹에는 「청년정신」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바로 「한솔 청년정신 탐사단」이다. 이 탐사단은 남녀대학생이 아프리카 남단 희망봉에서 케냐, 이디오피아, 보스니아 지역을 거쳐 구동독까지 한달간 일정으로 구성된다. 특히 이 행사는 인종, 기아, 환경, 전쟁 및 이데올로기 문제등 20세기 인류공통 과제에 대해 직접 체험하는 주제탐사다. ▲새로운 생각으로 21세기를 준비하는 젊은이 ▲이웃과 더불어 살 수 있는 따뜻한 마음을 지닌 젊은이 ▲진취적인 행동으로 시대를 앞서가는 젊은이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이 탐사단은 지난해부터 실시하고 있는 한솔그룹의 청년정신 사회실천운동의 하나다.한솔이 소요경비를 전액 지원하는 이 행사는 최근 그룹홍보의 CF로 제작돼 선보이고 있다. 이를통해 한솔의 기업문화를 대표하는 미래지향정신 「청년정신」을 더욱 값지게 하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해 1백5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보이며 선발된 남녀대학생 20여명은 한달간 아프리카 오지와 동유럽 지역을 돌며 청년정신의 도전과 지혜, 사랑을 몸소 체험했다. 기아에 허덕이는 이디오피아의 주민들과 보스니아 난민들을 보고 눈물을 흘렸으며 구동독을 방문해 통일을 간절히 바라기도 했다. 탐사단에 참가했던 대학생들은 『시대를 리드하는 진취적이고 깨끗한 푸른정신인 청년정신은 단지 한솔의 기업정신에서 머물 것이 아니라 국내를 벗어나 세계속으로 뻣어 나가야 한다』고 한 목소리로 말하고 있다. ◎한솔그룹 CI/한글 이름에 풍요의 땅·이상적 하늘 등 상징 한솔의 회사명은 30대 그룹 가운데 유일하게 순수 한글로 돼 있다. 지난 91년 삼성그룹에서 분리한 뒤 독자적인 CI(기업이미지통일)를 확보하기 위해 근본부터 새롭게 갖춘다는 전략아래 마련된 것이 한솔이라는 순수 한글이름이다. 한솔맨들은 한솔이라는 이름에서 진취적이며 미래지향적인 젊은 회사의 모습을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 이를통해 한마음으로 뭉칠 수 있다며 만족을 나타낸다. 그래서 한솔이란 새로운 이름에 강한 애착을 갖게 됐으며 구태의연함 없이 강한 추진력과 패기를 지닌 새로운 경영풍토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한솔의 CI는 디자인에서 군더더기 하나 없는 담백한 서체로 제작됐다. 이 디자인은 한솔의 이미지를 그대로 시각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한솔의 기업이념인 「자연과 문화, 인류의 만남을 통해 보다 나은 삶을 창조한다」는 의미를 잘 함축하고 있다. 두 개의 사각으로 풍요의 땅을 상징하는 녹색과 이상적 하늘을 상징하는 청색의 조화 속에 음각의 한솔 이니셜 H와 양각의 H를 조화시키는 단순한 구조로 자신들의 이상을 잘 상징화하고 있는 것. 한편 디자인상으로 표현되는 깨끗함과 담백함은 한솔그룹의 모기업인 제지업이 갖는 특성을 나타낸 것이기도 하다. 동시에 정직을 무기로 삼지 않고는 제품을 만들 수 없다는 뜻도 담고 있다. 한솔은 이러한 투명하고 정직한 풍토를 바탕으로 차별화된 경영방식으로 사업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그리고 고속성장을 하고 있다.<홍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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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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