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친환경차로 중국 자동차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연간 자동차 수요만 2,000만대가 넘는 거대 시장인데다 중국 정부의 파격적 지원까지 더해지면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마다 중국을 친환경차 개발 및 판매의 테스트베드로 삼아 시장확대에 나섰다.
4일 관련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폭스바겐그룹은 향후 2~3년 안에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등 20개 이상의 친환경 모델을 대거 출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앞서 폭스바겐그룹은 오는 2016년부터 중국 합작사인 다이기차와 공동으로 아우디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인 'A6 e-tron'을 현지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아우디·포르쉐·부가티 등 총 12개의 브랜드를 거느린 거대그룹인 폭스바겐이 중국의 친환경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마르틴 빈터콘 폭스바겐그룹 회장은 지난 4월 베이징모터쇼에서 "현재 중국 소비자들의 관심은 연료 효율성이 높고 오염 물질 배출이 적은 친환경차로 쏠리고 있다"며 "현지 시장에서의 친환경 모델을 대거 내놓을 것"이라고 공표하기도 했다.
글로벌 1위 업체인 도요타도 현지 친환경차 출시 계획을 속속 발표하고 있다. 준중형 세단인 '코롤라'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내년 출시하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라브4'의 하이브리드차도 2017년께 선보일 계획이다.
BMW 역시 중국이 전기차 최대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판단하고 최근 'i3'의 판매에 돌입했다. BMW는 앞서 4월 중국 국영 전력업체와 연계해 상하이에만 약 50개의 전기충전소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전기차 전문 업체인 테슬라도 가격 인하를 위해 핵심 모델들의 현지 생산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향후 중국 친환경차 시장은 고급 브랜드 중심으로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에 질세라 현대자동차도 중국 전용 전기차 모델을 개발, 라이벌 회사들의 공세에 대응한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글로벌 브랜드들이 중국 친환경차 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것은 대대적인 보조금 지급 등 정부 차원의 강력한 지원 정책이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다. 2020년까지 500만대의 친환경차를 보급한다는 계획을 세운 중국 정부는 올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고객에게 각각 최대 3만3,250위안(약 580만원)과 5만7,000위안(약 994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한다. 여기에 심각한 대기오염 해소와 친환경차 보급 확대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 중국 정부는 '에너지 및 친환경차 산업발전계획'에 의거해 연비와 배기가스 규제를 2020년까지 단계적으로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박세원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연구원은 "환경 규제 강화가 업체들의 친환경차 기술 개발 강화로 이어지면서 경쟁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며 "특히 중국이 친환경차 시장의 최대 격전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