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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프로야구 한국시리즈의 마지막 주인공도 '삼성라이온즈'였다.
'전통의 명가' 삼성이 한국 야구사를 다시 썼다. 삼성은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7전4승제) 6차전에서 장단 11안타로 넥센히어로즈를 11대1로 대파했다. 이로써 시리즈 전적 4승2패를 기록한 삼성은 류중일 감독이 부임한 지난 2011년부터 올해까지 4년 연속 한국시리즈를 제패했다. 9회 말 홈런왕 박병호(넥센)를 10구 실랑이 끝에 아웃시킨 임창용은 손가락 4개를 들어 보였다.
한국시리즈 4년 연속 우승은 해태(KIA 전신)타이거즈가 1986~1989년 수립한 최다 연속 우승과 타이 기록이다. 그러나 4년 연속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 통합우승은 삼성이 최초로 전무하고 어쩌면 후무할 기록이다. 해태는 한국시리즈 4연패 당시 1988년만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을 뿐 나머지 세 번은 승률 2위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삼성은 또 한국시리즈 없이 전후기 통합우승을 했던 1985년을 포함해 통산 여덟 번째 프로야구 우승을 차지했다. 팀 통산 일곱 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은 역대 최다 우승팀인 KIA(전신인 해태 포함)의 10회 우승에 이어 2위 기록이다.
이날 4대1로 앞선 6회 쐐기 3점 홈런을 포함해 5타수 3안타 5타점의 맹타를 휘두른 야마이코 나바로는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나바로는 이번 시리즈에서 24타수 8안타로 타율 0.333 4홈런 10타점을 기록, '신개념 1번 타자'로 화제를 모았다. 4홈런은 2001년 한국시리즈에서 타이론 우즈(두산)가 수립한 최다 홈런 타이 기록이다. 외국인 선수가 한국시리즈 MVP로 선정되기는 2000년 탐 퀸란(현대), 2001년 우즈에 이어 역대 세 번째다.
삼성의 통합 4연패는 시스템 야구에 투혼이 뒷받침된 결과다. 시즌 전만 해도 올해는 삼성의 독주가 어려울 거라는 예상이 많았다. 늘 팀의 우승을 지켜온 마무리투수 오승환(한신)이 일본으로 떠났고 빈자리를 채우러 미국에서 돌아온 임창용은 기대만큼 믿음직스럽지 못했다. 그럼에도 삼성은 빠져나간 전력을 베테랑의 활약과 새 얼굴로 채워넣으며 정규리그 4연패를 달성했고 시즌 MVP 후보만도 4명을 배출한 넥센의 거센 도전까지 6차전 만에 막아내고 네 번째 왕좌에 등극했다.
특히 노장들의 투혼이 빛을 발했다. 한국시리즈 엔트리(27명)에 삼성은 진갑용·이승엽·임창용·박한이·배영수 등 2002년 한국시리즈 우승 멤버 5명을 포함했다. 4월 오른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고 5개월 동안 재활하다 10월1일에야 1군에 등장한 진갑용은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장원삼과 호흡을 맞춰 넥센 타선을 1점으로 묶었다. 한국시리즈 6경기에 모두 출전한 그는 개인 통산 59경기로 SK 내야수 박진만이 보유한 한국시리즈 통산 최다 출전 기록(58경기)도 경신했다. '가을 사나이' 박한이는 이번에도 날았다. 3차전에서 1대1로 맞선 9회 역전 결승 투런포를 쏴 올렸다. 이승엽은 2차전 쐐기포로 포스트시즌 최다 홈런(14개) 신기록을 세웠고 배영수는 불펜에서 백의종군했다. 여기에 2004년부터 삼성에서만 뛴 6차전 선발 윤성환은 투구 중 엄지손톱이 깨지는 악재 속에서도 6이닝 1실점 호투를 펼쳐 승리투수가 됐다. 통합우승으로 삼성은 포스트시즌 입장 수입 72억8,006만8,400원 가운데 약 26억원을 손에 넣게 됐다. 우승보험 10억원에 모기업의 우승 보너스까지 더하면 36억원이 훌쩍 넘는 돈방석에 앉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