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IT·화학 등 대부분 업종 급전직하

상장사 70% 2분기 실적 '어닝쇼크'<br>영업이익 전망치 크게 밑돌아… "3분기엔 車·내수주에 관심을"


2ㆍ4분기 기업실적이 예상보다도 더 저조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최근 증시에 상당한 부담을 주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도 당초 2ㆍ4분기 기업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은 했지만 상황이 생각보다 심각하자 적잖이 당황하는 분위기다. 다만 대다수 증시전문가들은 3ㆍ4분기 기업 실적은 2ㆍ4분기 보다 나아질 것이 확실시 되는 만큼 이제는 실적 개선 추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31일 서울경제신문이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집계한 바에 따르면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으로 2ㆍ4분기 영업이익이 6월말 증권사 예상치를 밑도는 기업은 전체 실적발표 기업 75개사의 69.33%에 달했다. 특히 이들 기업 가운데는 기존 이익 하락이 예상됐던 정보기술(IT) 외 다른 업종에 속하는 기업도 상당수 포함돼 있어 주식시장에 부담을 미치고 있다. IT업종의 경우 상당수 기업들이 하향조정된 전망치조차 충족시키지 못했다. LG이노텍은 영업이익이 시장예상보다 76.33%나 적었고 LG전자(-36.39%), 삼성전기(-34.28%), 하이닉스(-7.37%) 등 많은 굵직한 IT 대기업들이 영업 부진을 면치 못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7,260억원 흑자를 봤던 LG디스플레이는 483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애널리스트들이 실적 발표 한달 전부터 눈높이를 빠르게 낮췄지만 실제 상황은 더 심각했던 셈이다. 실적 부진은 IT업종 뿐만이 아니라 거의 모든 업종에서 나타나고 있다. 일본대지진 이후 시장주도주로 각광 받았던 정유ㆍ화학주들도 시장의 기대에 못미쳤다. S-OIL(-48.75%)이 시장예상치의 반토막에 불과한 영업이익을 발표한 것을 비롯해 SK이노베이션(-36.95%), 호남석유(-20.31%), LG화학(-10.00%), OCI(-9.42%), 금호석유(-6.31%) 등의 실제 영업이익이 시장기대치와 큰 차이를 보였다. 조선ㆍ기계업종도 현대중공업 영업이익이 시장 전망치보다 28.95% 모자랐던 것을 비롯해 두산중공업(-31.54%), 대우조선해양(-7.41%) 등 줄줄이 부진한 성적표를 제출했다. 고려아연(-22.10%), 현대제철(-6.64%), 포스코(-5.39%) 등 철강주도 기대치를 밑돌았고, 적어도 흑자는 기록할 것으로 예견됐던 대한항공과 현대상선 등 운송 관련 기업은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이영원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2ㆍ4분기 기업실적시즌 결과는 매우 실망스러운 수준"이라며 "잇따른 어닝쇼크로 애널리스트들이 3ㆍ4분기와 4ㆍ4분기 실적까지 조금씩 낮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당초 실적이 좋지 않을 것으로 보고 어닝시즌 3주전부터 계속 전망치를 하향조정했는데 실제 결과가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2ㆍ4분기 어닝쇼크가 생각보다 큰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3ㆍ4분기에는 수출업체의 경쟁력이 강화되고 있는 데다가 국내 경기까지 회복되고 있어 2ㆍ4분기보다는 나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2ㆍ4분기 실적시즌을 통해 눈높이가 확실하게 낮아진 만큼 다음 실적 발표부터는 더 이상 어닝쇼크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2ㆍ4분기의 경우 기대치가 지나치게 높았을 뿐 막상 실적이 크게 안 좋아진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익모멘텀에 대한 투자심리는 2ㆍ4분기에 바닥을 찍고 점차 회복될 것"이라며 "3ㆍ4분기에는 자동차ㆍ화학와 내수주의 실적 개선을 기대해 볼만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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