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주가 겹호재에 웃고 있다.
중국의 기준금리 인하 영향으로 증권사들이 보유한 채권의 평가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26일 발표될 주식시장 발전방안에 대한 기대감까지 더해지면서 증권주가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시장전문가들은 증권업을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우호적인 만큼 증권주 매수 비중을 늘리고 기준금리가 추가로 인하될 경우에는 채권보유평가이익이 커지는 대형 증권사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2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증권업종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89%(56.18포인트) 오른 1,999.91포인트에 장을 마감했다. 증권업 지수 구성 종목 34개(우선주 포함) 중 무려 25개가 상승 마감했다.
유안타증권(003470)이 가장 큰 폭인 8.86%(350원) 오른 4,300원에 장을 마쳤고 유안타증권우(003475)도 6.53% 상승했다. SK증권(001510)(4.92%), 현대증권(003450)(4.16%), 삼성증권(016360)(4.10%), 한화투자증권우(003535)(3.58%), 키움증권(039490)(3.57%) 등도 큰 폭으로 올랐다. 부국증권(001270)·유진투자증권(001200) 등 5개 종목은 보합, 메리츠종금증권(-2.23%), 교보증권(-1.83%) 등 4개 종목은 하락했다.
이날 증권주들이 일제히 강세를 보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지난 21일 전격적으로 단행된 중국의 기준금리 인하 여파다. 중국이 기준금리를 내리면 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 역시 금리인하 압력이 높아진다. 만약 국내 기준금리가 추가로 하락한다면 채권을 많이 보유한 증권업계는 채권 보유·처분 이익이 늘어나 실적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
이태경 현대증권 연구원은 "수출 비중만 놓고 보면 중국 쪽이 미국보다 배 이상 많기 때문에 미국 금리보다 중국 금리에 증시가 더 민감하게 움직인다"며 "중국이 금리인하를 통해 위안화 약세를 유도하고 있는 만큼 한은도 원화 약세를 유도하기 위해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대우·삼성·우리투자·한국투자증권 등 대형 5개사가 보유하고 있는 채권규모는 평균 12조~15조원가량으로 추정된다. 증권사들은 수익 목적보다 증권운용상품의 헤지를 위해 대규모 채권을 보유하고 있다. 회계 계정상 단기매매증권이기 때문에 분기마다 시가로 평가해 손익에 반영한다. 예를 들어 16조원의 채권(듀레이션 91일 기준)을 들고 있는 증권사 입장에서 시중금리가 0.25%포인트만 떨어져도 앉아서 약 100억원 정도의 평가이익이 발생하는 셈이다.
금융당국이 오는 26일 발표할 예정인 주식시장발전 방안 역시 증권주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다. 이날 발표될 방안에는 우정사업본부의 현선물 차익거래에 대한 증권거래세 인하를 포함해 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들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박선호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2기 경제팀이 출범한 이후 경기 활성화 방안이 주로 부동산에 집중됐지만 최근 들어 기업투자나 자본시장 활성화 쪽으로 무게가 쏠리고 있다"며 "26일 주식시장 발전 방안 공개를 앞두고 증권주가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