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국가 상대 소송 승소 힘들어질듯

법무부, 변호사 선임비용 최고한도 폐지에<br>내년엔 국가로펌 '정부법무공단'까지 출범

국가소송을 수임하는 변호사의 선임비용 최고한도가 사라진다. 12일 법무부는 '국가소송 사건 수임 변호사 보수 규정'을 이달 초 폐지했다고 밝혔다. 법무부 관계자는 "우수한 변호사로부터 양질의 법률 서비스를 제공받는데 걸림돌이 된다고 판단해 폐지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국가소송 비용은 물론, 소송을 수임하려는 변호사들의 경쟁도 치열해 질 전망이다. 특히 내년에는 국가소송을 전담하는 일종의 국가 로펌인 '정부법무공단'까지 출범, 전문 소송인력이 보강되는 등 국가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승소하기가 점점 어려워 질 것으로 보인다. 국가상대 소송은 2000년 6,815건에서 작년 1만27건으로 크게 늘어 처음으로 1만건을 넘어섰고 소송 청구금액도 매년 3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하지만 국가 전부 승소율은 2000년 37.2%, 작년 36.3% 등 매년 34~37%이고 국가 전부 패소율은 2000년 24.8%에서 작년 19.8%로 차츰 낮아지는 추세다. 국가 패소 금액도 2001년 2,135억원으로 정점에 오른 뒤 지난 해 1,060억원 등으로 급감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국가가 소송에서 패소하는 비율이 낮아지고 추세인데, 유능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는 장치까지 마련해 국가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승소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특히 국가소송의 주체가 대부분 약자인 국민들인데 소송자체를 원천 봉쇄당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법무부는 새만금간척사업 등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소송이 증가하고 있고, 청구금액도 고액화 되면서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대응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그러나 "예전에는 국가 상대 소송 주체가 약자인 경우가 많았지만 요즘은 국가보다 막강한 법률 지식을 갖춘 로펌이 많다"며 "변호사 보수 등 비용 상승보다 예산 절감 효과가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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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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